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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7보궐선거

부동산 성난 민심 “김영춘 집값상승 책임” “박형준 엘시티 거주 불편”

시장후보 등록 첫날 민심 르포

김해정 기자 call@kookje.co.kr  |  입력 : 2021-03-18 22:21:47
 
- LH 사태·코로나 경제 침체 불만
- 중장년층 정부·여당심판론 거세
- “국힘 하는게 없다” 야당도 불신
- 청년 “집 못살까 불안 … 與 실망”
- 가덕 건설 ‘여당시장론’도 감지

4·7 부산시장 보궐선거 후보 등록 첫날인 18일, 부산 민심은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 여야 모두에게 마음을 열지 못하는 모습이었다. 부산 시민은 코로나19로 인한 어려움과 주변 집값 상승에 따른 상대적 박탈감을 호소했다. 정부가 부산 집값마저 올려놨다는 원망어린 질타다. 그렇다고 시민이 야당인 국민의힘을 향해 돌아선 것도 아니다. 정부·여당을 견제해야 할 야당도 제 할 일을 하지 않았다는 게 이유다.
18일 부산의 한 전통시장에서 상인들이 부산시장 보궐선거 후보들에게 바라는 점을 말하고 있다. 전민철 기자 jmc@kookje.co.kr
이날 오후 부산 중구 국제시장은 상인만 있고 손님은 손에 꼽을 정도로 한산했다. 평일 오후인 점을 감안하더라도 오랜 코로나19에 따른 상권 침체가 확연했다. 50대 이상 장년층이 다수인 시장 민심은 정부·여당에 좀 더 부정적이었다. 잡화점을 운영하는 진모(53) 씨는 “관광객을 대상으로 하는 가게다. 코로나19로 관광객이 씨가 말랐다. 하루에 손님 1, 2명 정도가 겨우 찾을 정도다. 그나마 건물주가 월세를 깎아줘서 근근이 버티고 있지만, 너무 힘들다”며 “2차 재난지원금은 받았는데 3차 재난지원금은 못 받았다. 기준을 모르겠다”고 울먹이기도 했다.

그러나 국민의힘을 비판하는 목소리도 컸다. 신모(66) 씨는 “야당도 잘한 것 하나 없다”며 “LH(한국주택토지공사) 사태가 터졌는데, 야당이 제대로 파헤치지 못하고 있다. 야당도 일 못한다”고 비판했다. 정권심판론이 거센 가운데 야당 불신론도 만만찮은 것으로 풀이된다.

민주당 김영춘 후보와 국민의힘 박형준 후보의 부산시장 선거전 초반을 후끈 달구고 있는 ‘엘시티 논란’을 두고는 여론이 극명하게 엇갈렸다. 40대 후반의 주부 박모 씨는 “지지율 열세인 민주당과 김영춘 후보 측이 LH 사태로 선거가 더 어렵게 되자 무리하게 박형준 후보의 엘시티 거주를 문제 삼고 있다”며 “정상적인 절차를 밟아 아파트를 매입한 것을 두고 마치 큰 비리가 있는 것처럼 과대포장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반면 30대 직장인 박모 씨는 “엘시티 하면 부정적인 이미지가 먼저 떠오른다. 의혹의 진위 여부를 떠나 박형준 후보가 엘시티에 거주한다는 사실만으로도 좋지 않게 보이는 것이 사실”이라고 했다.

현장에서는 이른바 ‘힘있는 여당시장론’과 ‘정권심판론’도 함께 감지됐다. 중소기업을 경영하는 윤모(58) 씨는 “침체한 부산경제를 살리기 위해서는 어떻게든 가덕신공항이 제대로 건설돼야 하는데, 아무래도 여당 시장이 되면 더 쉽지 않겠느냐”고 반문했다. 그는 “김영춘 후보는 호를 ‘가덕’으로 했을 만큼 가덕신공항 추진에 적극적인 역할을 해온 것으로 알고 있다”고 했다.

‘조국 사태’에 따른 공정성 훼손, 집값 상승 등의 정책 실패에 주목한 시민은 이번에는 표로 정부·여당을 혼내줘야 한다는 정서가 강했다. 직장인 한지수(31) 씨는 “지난 대선에서 문재인 대통령을 뽑은 것을 후회한다”면서 “서울에서 집값이 오른다고 해도 부산과 별개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우리 집 주변 집값이 전부 올랐다. 부산에서 사는 나도 집을 못 살까 봐 걱정된다”고 날을 세웠다.

20, 30대의 젊은층은 상대적으로 부산시장 보궐선거에 무관심한 것으로 보였다. 거리에서 만난 젊은이 중 상당수는 시장 보궐선거에 대해 “잘 모른다”고 답했다. 홍지은(27) 씨는 “부산시장 선거에 신경 쓴 적 없다”고 했다. 하지만 권기정(33) 씨는 “선거가 다가오면서 (선거) 얘기를 하는 친구들이 늘고 있기는 하다”고 했다.

김해정 기자 call@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