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주류’서 뜬 김영춘·박형준…여야 세력 판도 바뀌나
金, 비문 약점 딛고 당원 몰표…野, 친박 지고 비박계 전면에
박태우 기자 yain@kookje.co.kr
| 입력 : 2021-03-10 19:57:35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이 부산시장 보선 후보로 김영춘 후보와 박형준 후보를 선출하면서 각 진영의 세력 재편이 본격화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두 사람 모두 당내에서는 비주류에 가까웠지만 후보로 선출됐다. 두 후보 선출로 드러난 각 진영 내부의 역학 구도 변화가 각 당의 차기 대선 경선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관측된다.
민주당 김영춘 후보는 당 내부에서 비문(비문재인)으로 분류됐다. 그가 당원 50%와 시민 50% 투표로 이뤄진 민주당 경선에서 고전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기도 했다. 부산의 경우 일부 특정 세력을 중심으로 한 친문 비선 세력이 장악하고 있다는 설이 파다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김 후보는 예상을 깨고 친문·친노(친노무현) 마케팅에 몰두한 변성완 전 부산시장 권한대행, 박인영 전 부산시의회 의장을 압도했다. 특히 김 후보는 불리할 것으로 예상됐던 당원 투표에서도 66.23%의 몰표를 받았다. 여기에는 “부산 민주당을 정상화해야 한다”는 지역위원장들의 의기투합이 작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부산 민주당 관계자는 10일 “2월에 지역위원장 8명이 회동을 했다. 이 자리에서 부산 민주당이 지역위원장과 선출직 중심으로 힘을 합쳐 본선에 임해야 한다는 데 뜻을 모았다”고 말했다. 공조직 정상화에 대한 공감대는 ‘오거돈 시정’에 대한 반성에서 비롯됐다는 해석이 많다. 오거돈 전 부산시장은 2018년 지방선거 당시 ‘알 수 없는 이유로’ 민주당 후보로 추대됐다. 이로 인해 자체 검증 기회가 차단됐고, 결국 성비위 사건으로 불명예 퇴진하는 결과로 이어졌다는 것이다.
국민의힘도 박 후보 선출로 10여 년간 부산 보수 세력의 주류였던 친박(친박근혜)계의 쇠퇴는 불가피해졌다. 지역 친박계의 핵심이었던 서병수(부산 부산진갑) 의원의 영향력도 약화할 것으로 보인다. 그가 불출마까지 강행하며 전폭 지원했던 박성훈 전 부산시 경제부시장은 선전했지만 ‘박형준의 벽’을 넘지 못했다. 또 상당수 부산 의원들도 당의 중립 방침을 준수하는 방법으로 박 후보를 도왔다. 선대위 구성에서도 비박계의 전면 배치가 두드러진다. 명예선대위원장에는 김형오, 정의화 전 국회의장, 김무성 전 새누리당 대표, 권철현 전 주일대사 등 비박계 인사들이 대거 포함됐다. 고문단장은 이명박 전 대통령 시절 당 사무총장을 지낸 안경률 전 의원이 위촉됐다.
일각에서는 이번 경선으로 부산의 뿌리깊은 계파 정치가 사라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박 후보가 당의 지원없이 개인 상품성으로 후보에 선출됐다는 평가가 많아서다. 실제 박 후보는 각종 여론조사에서 당보다 높은 지지율을 보이고 있다. 다만, 이 같은 흐름이 ‘박형준 세력’의 부상으로 이어져 새로운 계파 정치가 출현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박태우 기자 yain@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