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IFF 중계석 시즌 2] <3> ‘금구모궐’부터 ‘세 번째 살인’까지 … 시네필 추천작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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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을 지나서야 부산국제영화제는 한숨을 돌린다. 개막식에 이어 전국 각지에서 영화제를 찾는 주말에는 행사도 많다. 하지만 오늘(16일)은 ‘월요일’. 출근해야 하지 않겠나. 하필 황금 연휴에 자리를 내줘 대학가 시험기간과 겹쳐 영화제를 진행하다 보니 반환점을 돈 부산 영화의전당은 조금 여유가 있다. 이 와중에 도무지 집이나 학교, 직장으로 갈 생각이 없는 영화 팬들은 아침 댓바람부터 매표소에 진을 치고 카탈로그를 보며 남은 일정 기대작을 고르고 있다.

오늘은 이들이 두꺼운 손가락으로 카탈로그를 가리키며 침을 튀긴 작품들을 소개한다. 이중에는 입소문을 탄 작품들도 있지만, 아직 상영도 하지 않은 작품들도 있다. 상영회차가 남지 않은 작품들은 목록에서 배제했다.

1. ‘금구모궐’(요시다 다이하치, 2017)

올해 영화제에서 신설한 ‘지석상’ 후보작. 세계 최초 상영은 다른 작품도 많으니 굳이 수식어로 덧붙이지 않더라도, 전과자들을 감옥에 보내지 않고 함께 섬에서 살게 한다는 아이디어부터 참신하다. 이들을 섬으로 인도한 시청 직원이 영화 속에서 객관적인 시선을 관객들에게 제공한다. ‘아시아영화의 창’ 섹션 초청작. 18일 오후 2시 센텀시티 CGV 5관, 21일 오후 2시 부산 영화의전당 중극장.

2. ‘세 번째 살인’(고레에다 히로카즈, 2017)

   
(사진 = ‘세 번째 살인’ 스틸컷. 부산국제영화제 홈페이지)
이러다 암표가 돌까 걱정이다. 표를 못 구해서 난리다. 부산국제영화제 홈페이지 티켓 교환 게시판에는 ‘세 번째 살인’ 표를 구한다는 영화 팬들이 시간차로 글을 올리는 중이다. ‘세 번째 살인’은 일본을 대표하는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이 연출했고, 후쿠야마 마사하루가 주연을 맡았다. 법정 스릴러 영화다 보니 장르도 대중적이다. 일본에서는 이미 개봉했는지 유학생 한 명이 강하게 추천한다. 다 좋은데 침을 그렇게 많이 튀길 필요가 있었나? 영화제에서는 19일 오후 8시 영화의전당 하늘연극장에서 첫 상영을 앞두고 있다. 심지어 GV(관객과의 대화)도 포함이다. 이러니 안 볼 수가 없다. 놓쳤다면 20일 오전 10시 30분 센텀시티 CGV 3관으로 뛰어야 한다.

3. 단편 쇼케이스 3

단편영화는 길어야 60분 내외여서 보통 한 섹션에 2~4 작품을 포함해 함께 상영한다. 이번 ‘단편 쇼케이스 3’에 포함된 작품은 총 네 편인데 모두 수준급이다. ‘이달의 우수사원’(카를로 프란시스코 마나타드, 2017)은 칸 영화제 비평가주간 초청작이다. 팍팍 튀는 편집과 우스꽝스러운 상황 때문에 시쳇말로 13분 ‘순삭’(순간삭제)이다. 전국 사장님들은 사고를 미연에 예방하기 위해서라도 반드시 이 영화를 봐야 한다.

그런가하면 칸 영화제 단편부문 대상을 수상한 ‘조용한 밤’(치우양, 2017)은 제목과 달리 굉장히 시끄러운 영화다. 압권은 아파트 장면 롱 테이크(컷을 나누지 않고 한 번에 길게 찍는 촬영)다. 문전박대당한 모친 심정이 뭇 주민들 외면 속에 더욱 쓸쓸하다.

‘사운드맨의 죽음’(소라요스 프라파판, 2017)은 시작부터 ‘19금’ 코미디다. 관객들에게 효과음과 폴리(사물이 움직이는 소리를 영화)에 귀 기울여줄 것을 당부한다. 뼈 있는 농담도 인상적이다. 베니스영화제 오리종티 단편경쟁 초청작이다.

무엇보다 압권은 ‘혼란’(페이로즈 세르할, 2017)이다. 영화 사운드 디자인만으로 강하게 빨려 들어간다. 촬영도 기가 막힌다. 장면 하나하나 버릴 게 없다. 서사는 있는 듯 없는 듯 한데, 레바논 수도 베이루트를 향한 폭격을 엄청 담담하고도 아름답게 담았다. 그래서 마지막 장면이 더 슬픈지도 모른다.

‘단편 쇼케이스 3’는 17일 오후 1시 CGV 센텀시티 스타리움관에서 상영한다. 극장이 넓어 매진 걱정은 없어보인다. 19일 오후 5시엔 영화의전당 시네마테크에서 상영한다. 여기는 220석으로 좀 좁은데다 GV까지 예정되어 있어 매진될 수도 있다. 그럼 상식적으로 이틀 중에 언제 보는 게 안전하겠노.

4. ‘더 스퀘어’(루벤 외스틀룬드, 2017)

난리다. 칸 영화제 황금종려상이니 덧붙일 수식어가 없다. 스웨덴 출신 루벤 외스틀룬드 감독은 만드는 작품마다 영화제에서 상을 받고 다닌다. 필모그래피에는 겨우 일곱 작품 뿐인데, 2004년엔 ‘몽골로이드 기타’로 당해 모스크바 영화제에서 상을 받았다. 2008년엔 ‘분별없는 행동’으로 제 19회 스톡홀름영화제 관객상과 최우수 각본상을, 2010년엔 ‘은행에서 생긴 일’로 베를린국제영화제에서 단편부문 황금곰상을 수상했다. 그런 감독이 이번엔 칸 영화제 황금종려상을 받았으니 몇 편 안 되는 연출작으로 정말 갈 데까지 갔다. 2시간 30분이 지루하지 않은 블랙 코미디라는 평가다. 20일 오후 8시 영화의전당 하늘연극장에서 마지막으로 상영한다. 딱 한 번 남았다.

5. ‘너의 췌장을 먹고 싶어’(츠키카와 쇼, 2017)

좀비 영화 아니다. 뜻밖에 멜로 영화다. 제목 번역을 잘못했나 싶었지만 구글 번역기를 돌려보니 ‘너의 췌장 췌장을 음식 먹고 싶다’. 동명 소설도 있다. 스틸컷을 보면 아주 달달하고 아기자기하다. 영화제 홈페이지에서는 ‘일본 청춘 영화의 현재를 확인할 수 있는 영화’라고 소개하고 있다. GV는 아쉽게 끝났지만 상영회차는 두 번 남아있다. 18일 오전 11시에 CGV 센텀시티 5관에서, 20일 오후 7시엔 소향씨어터 센텀시티에서 상영한다. 소향씨어터 센텀시티는 뮤지컬 공연을 하기도 하는 극장이어서 사운드에 특화되어있다. 여러모로 영화 볼 때 췌장 관리 잘 해야 한다.

   
(사진 = ‘너의 췌장을 먹고 싶어’ 스틸컷. 부산국제영화제 홈페이지)


뜻밖에 호불호가 갈리는 작품도 있다. 갈라 프레젠테이션 초청작 ‘나라타주’는 좋게 말하면 감정을 솔직하고 깊이 있게 탐구하려는 연출 의도가 돋보이는 작품이다. 영화를 본 시네필 중 누군가는 “나쁘게 말하면 ‘사랑과 전쟁’”이라는 평가도 덧붙였다.

‘맨헌트’는 처음부터 끝까지 액션으로 밀어붙이는 영화를 좋아한다면 추천, 아니면 굳이 오우삼이라는 감독 이름값에 기대어 볼 필요는 없다. ‘미씽 : 사라진 여자’는 뜻밖에 호재를 만나 이름을 알렸다. 문재인 대통령이 영화제를 기습 방문해 관람한 작품이라고 기사가 나갔다. 놀랍게도 표를 끊었지만 늦잠 때문에 보러 가지 못한 나 같은 시네필들은 진짜 정신 차려야 한다. 신동욱 기자 inews@kookj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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