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즈키 세이준
- 기존장르 파괴 독특한 영상 구현
- 2월 타계… ‘아시아영화인’ 수상
-‘육체의 문’ 등 대표작 7편 선보여
# 사하 시네마
- 러시아 극동 사하공화국 12편
- 짧은 기간 색다른 영화세계 구축
- 전설·민간신앙 깃든 영상 주목
부산국제영화제(BIFF)가 아시아 영화사에 기념할 만한 인물의 영화 세계를 기리고, 미지의 영화 세계를 조명하는 특별기획 프로그램을 선보인다. 시네필의 기본기를 다질 수업이자, 새로운 영화 세계를 접할 기회로 눈여겨보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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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본 스즈키 세이준 감독의 ‘찌고이네르바이젠’. |
■스즈키 세이준:경계를 넘나든 방랑자
지난 2월 세상을 떠난 일본의 거장 스즈키 세이준(1923~2017) 감독의 대표작을 만날 수 있는 특별기획 프로그램 ‘스즈키 세이준:경계를 넘나든 방랑자’가 마련된다. 22회 BIFF ‘올해의 아시아영화인’ 수상자인 스즈키 세이준은 장르 영화와 관습을 파괴하는 독특한 영화 양식으로 전 세계 영화감독은 물론 영화팬들의 열렬한 지지를 받은 인물이다. 1923년 일본 도쿄에서 태어나 1946년 카마쿠라 아카데미 영화부에 등록해 몇몇 스튜디오 조감독으로 일했으며, 1956년 ‘승리는 나의 것’으로 데뷔해 1967년까지 40편 이상 영화를 연출하며 자신만의 영화 세계를 구축했다. 그는 독특한 B급 영화 스타일로 일본 누벨바그의 한 획을 그었다는 평가를 받는다. 특히 야쿠자 스릴러와 팝아트적인 영화 스타일은 왕가위, 쿠엔틴 타란티노, 오우삼 등의 감독에게 영향을 끼쳤고, 박찬욱과 봉준호 등 한국을 대표하는 감독들도 스즈키 세이준의 팬임을 자처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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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육체의 문’. |
이번 특별전에는 그의 대표작 7편을 선보인다. 대담한 성 묘사로 논란이 됐던 ‘육체의 문’(1964)과 닛카쓰 영화사와 스캔들이 불거졌던 대표작 ‘살인의 낙인’(1967), 특유의 미학이 돋보이는 ‘찌고이네르바이젠’(1980)과 자신의 작품을 리메이크한 ‘피스톨 오페라’(2001) 등은 ‘장르의 혁신가’로 깊은 행적을 남긴 스즈키 세이준의 영화적 성취를 살펴볼 수 있는 작품들이다. 이 밖에 현실과 환상을 오가는 ‘아지랑이좌’(1981)와 또 다른 대표작‘동경 방랑자’(1966), 화가의 욕망과 불안을 환상적으로 펼친 ‘유메지’(1991) 등도 상영한다.
영화평론가 야마네 사다오와 토니 레인즈 등 국내외 영화인들이 게스트로 나서 스즈키 세이준의 작품 세계를 소개하는 특별 대담 행사도 마련한다.
■사하 시네마:자연과 전설의 세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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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러시아 사하 공화국 타티아나 에베르스토바 감독의 ‘그의 딸’. |
국내에 생소한 시베리아 극동에 위치한 사하 공화국. 그곳에서도 영화가 만들어질까? BIFF의 특별기획 프로그램 ‘사하 시네마:신비한 자연과 전설의 세계’는 미지의 세계 사하 공화국의 영화를 소개하는 시간을 마련한다.
사하 공화국은 러시아 내 자치공화국으로, 극동 북동 지역의 수천 년 전통과 러시아의 사회제도가 결합한 독특한 문화를 지닌 곳이다. 본격적으로 영화를 만들기 시작한 것은 1980년대이지만 짧은 영화 역사에도 독특한 스타일과 독립적인 영화산업을 일궈 세계 영화계가 주목하고 있다. 특히 아시아적 영혼을 품은 오랜 전설과 민간 신앙이 현대의 가치가 깃든 영화적 표현 양식과 결합해 보기 드문 매력을 발산한다. 사하 시네마 국립영화제작사 ‘사하 필름’의 적극적인 제작 활동과 자국어(야쿠티아 어)로 제작된 상업 블록버스터 영화의 성공 등을 기반으로 영화 산업이 빠른 성장세를 보이는 사하 공화국을 베를린국제영화제 등 세계 영화계도 눈여겨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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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하일 바리닌 감독의 ‘24 스노우’. |
사하 공화국과 BIFF의 인연은 2016년 드미트리 다비도프 감독의 ‘모닥불 앞의 삶’이 월드 프리미어로 상영되면서 시작됐다. BIFF는 짧은 기간에 독특하면서도 매력적인 영화 세계를 일궈낸 사하 공화국을 조명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해 올해 특별기획 프로그램을 마련했다.
올해 소개할 사하 공화국 영화는 12편이다. 극동에서 말 사육사로 사는 남자의 삶을 보여주는 다큐멘터리 ‘24 스노우’와 시골에 사는 소녀의 성장 이야기를 아름다운 대지와 함께 보여주는 ‘그의 딸’ 등이다. 주요 상영작의 감독과 평론가들이 BIFF에 참석해 다양한 부대 행사도 소화한다.
김현주 기자 kimhju@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