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시와의 갈등을 빚고 있는 부산국제영화제(BIFF)에 대한 영화계의 관심은 뜨거웠다. 특히 부산시에 의한 영화제의 자율성과 독립성 침해와 이용관 집행위원장의 공동집행위원장 제안에 대한 토론이 뜨거웠다.

　BIFF는 지난달 9일에 있었던 부산 공청회에 이어 한 달 만인 10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부산국제영화제 미래비전과 쇄신안 마련을 위한 공청회'를 200여 명의 영화인 및 관계자들이 자리한 가운데 열었다.

　200여 명의 영화인 및 관계자들이 모인 가운데 열린 서울 공청회에서 패널들은 먼저 현재 BIFF가 맞고 있는 상황에 대한 견해를 밝혔다. 현재 '아가씨'의 촬영을 준비 중인 박찬욱 감독은 "이번 사태가 '다이빌벨' 상영으로 시작된 문제인데, 다양한 스펙트럼의 영화 중 하나일 뿐이다. 이념 문제로 채색한 쪽은 부산시다. 이 논쟁을 진보와 보수 같은 정치적 프레임이 아닌 표현의 자유를 둘러싼 문제로 보아야 한다"고 분석했다.

　10년간 전주국제영화제 집행위원장을 역임하기도 했던 민병록 동국대 교수는 "영화제가 한국영화 발전에 많은 역할을 가져왔으며, 표현의 자유가 영화산업의 육성과 발전에 많은 영향을 끼쳤다. 현재 BIFF 사태는 국제적 망신이고 정치적인 테러가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102번째 작품인 '화장'의 개봉을 앞둔 임권택 감독은 "'다이빙벨' 상영이라는 작은 사건이 여기까지 내몰고 있다. 영화제 출품하는 사람의 입장에서 보면 이렇게 소재나 이런 것에 제한을 두고 주최 측이 간섭을 하면 누가 영화제에 오나 싶다"며 "이런 일로 영화제가 잘 못되는 일이 생긴다면 나라의 수치고, 부산의 수치고, 우리 영화인들의 수치가 될 것이다'고 말했다. 이에 박 감독 또한 "나라면 절대 영화제에 출품하지 않는다. 내 영화가 정치가들이 대중에게 보여줄 수 있겠다고 승인해준 영화라는 것은 수치고 모욕이다. 다른 영화인도 마찬가지일 것이다"라고 말해 영화제 독립성의 중요성을 역설했다.

　또한 이 집행위원장은 지난달 17일 서병수 부산시장을 만난 자리에서 밝힌 공동집행위원장 제안에 대한 지적도 잇따랐다. 심재명 명필름 대표는 "영화계가 당황했던 부분이다. 원칙에 대한 개선방안이 아니라 타협이라고 생각한다"고 했고, 민 교수는 "새로운 위원장이 와도 부산시와 계속 갈등이 있을 것", 박 감독은 "이 집행위원장이 스스로 부산시에서 말하는 인적쇄신의 패러다임이 무슨 말인지 이해하지 못하겠다고 하면서 물러난다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패널 토론 이후의 방청객 질의응답에서도 "공동집행위원장 제안은 철회되어야 하며 끝까지 버텨주길 바란다"는 영화인들의 의견이 대다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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