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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3 부산 북갑 보궐선거에 출마하려는 국민의힘 박민식 전 국가보훈부 장관과 무소속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가 26일 구포초등학교에서 열린 체육대회에 참석해 있다. 박 전 장관은 국민의힘을 상징하는 빨강 점퍼를, 한 전 대표는 흰 셔츠를 입고 나타났다. 전민철 기자 |
- “보수 재건의 출발점 만들겠다”
- 전국 관심 韓 참석에 찬반 격론
- “당선땐 다시 서울 갈 것 아닌가”
- “분당으로 도망간 朴은 안 찍어”
- “누구든 새 인물 활기 불어넣길”
6·3 지방선거와 함께 국회의원 보궐선거가 실시될 부산 북갑(구포 1·2·3동, 덕천1·2·3동, 만덕2·3동) 지역은 더불어민주당의 부산시장 후보인 전재수 의원이 내리 3선을 달성한 지역구다. 2024년 총선에서 국민의힘이 유일하게 부산에서 졌던 곳이다. 그랬던 이곳이 최근 전국에서 가장 주목받는 지역으로 떠올랐다. 북갑은 보수세가 견고한 지역이지만 그동안 전 의원이 개인 능력으로 3선에 성공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국제신문이 지방선거와 보궐선거를 38일 앞둔 26일 청취한 북갑 지역 민심은 ‘보수는 분열’로 요약됐다.
이날 북갑의 정치적 상징 장소인 구포초등학교에서는 ‘제42회 총동창회 한마음 체육대회’가 열렸다. 구포초 출신 박민식 전 국가보훈부 장관이 모교 행사장에 나타나자 동문들의 박수가 이어졌다. 이어 요즘 이 지역에서 가장 핫한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가 모습을 드러냈다. 한 전 대표의 열광적 지지자들이 환호했고, 박 전 장관과 한 전 대표는 짧게 악수를 나누면서 인사했다. 선거 국면이 시작된 이후 첫 조우였다. 박 전 장관과 한 전 대표는 모두 검사 출신으로, 윤석열 정부의 초대 내각 동료다.
박 전 장관은 국민의힘을 상징하는 빨강 점퍼를 입고 “박민식은 구포초 60회 졸업생이며 6남매 모두가 동문”이라고 연고를 강조했다. 그러면서 “저에게 구포초는 학교가 아니라 바로 우리 집”이라며 “잘나갈 때나 떨어졌을 때나 응원해 주신 동문들의 박수는 북구의 자존심을 지켜달라는 바람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 전 대표는 하얀 셔츠 차림으로 참석자들과 일일이 악수하고, 셀카에 응하며 지지를 호소했다. 동문이 아니라 축사 기회를 갖지 못한 그는 “북구 사람으로서 지역 발전을 약속하겠다는 진정성을 보여드리기 위해 왔다”며 “부산 발전과 대한민국 보수 재건의 출발점을 이곳에서 만들겠다”고 밝혔다.
다만 한 전 대표에게 스포트라이트가 쏠리면서 이날 행사장은 한동훈 찬반 논쟁장이 됐다. 행사에 참석한 한 남성은 “이 지역은 일제강점기 이후 내리막만 걸어왔다”며 “지역의 위상을 높여줄 인물이 필요하다”고 한 전 대표를 지지했다. 한 여성 참석자도 “북갑에도 대통령 같은 분이 배출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한 주민은 한 전 대표 앞에서 “배신자” “북구에 왜 왔나” “서울로 돌아가라”고 고성을 지르며 항의하기도 했다. 이에 한 전 대표는 “다양한 주민 의견을 수용해 북구 발전에 힘쓰겠다”고 했다.
행사장 밖 민심은 한 전 대표에게 다소 냉담했다. 구포시장 내 의류매장을 운영하는 60대 이모 씨는 “북구는 왜 뜨내기들만 오나”면서 “북구가 그렇게 만만한가”라고 강한 불쾌감을 드러냈다. 그는 “당선되면 다시 서울로 올라갈 것 아니냐”면서 “여기서 오랫동안 터 닦아가며 해온 정치인들이 오는 것이 맞다”고 일침을 가했다. 70대 김모 씨는 “나는 이 나라를 지킨 보수에 힘을 실을 거다. 장동혁이가 잘했다는 게 아니라 공당에서 징계 받았다고 저렇게 징징거리면서 시끄럽게 떠들고 돌아다니는 게 맞나”라고 한 전 대표를 맹비난했다. 도시철도 덕천역 앞에서 만난 젊은층의 시각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30대 김모 씨는 “한동훈이 매력적인 정치인인지는 몰라도 우리 동네에서 정치를 하겠다는 이유가 무엇인지 솔직히 모르겠다”며 “인스타 유튜브 등을 활용한 이미지 정치에만 너무 힘을 주는 것 같아 보기가 좋지 않다”고 말했다.
반면 북구 토박이라는 60대 김모 씨는 “내가 박민식이를 네 번이나 다 찍었는데, 분당으로 도망갔다. 용서할 수가 없다”며 “지금 와서 잘못했다고 하는데, 이제 와서 다시 박민식에게 표를 주는 건 치욕”이라고 분노했다. 20대 대학생 최모 씨도 “정치에 큰 관심이 없는데, 할아버지가 이번에 국회의원 보궐선거 한다고 하시면서 이재명 박민식 한동훈 순으로 욕을 많이 해 누가 누군지 알고 있다”며 “한동훈이든 하정우든 일단 침체된 북구에 새로운 인물이 들어와 활기를 넣는 것은 나쁘지 않다고 본다”고 말했다. 50대 후반의 김모 씨는 “한동훈이 마음에 안 들고 밉지만 지금의 무너진 보수를 살릴 사람이 누군지 비통한 심정으로 선택할 수밖에 없다. 이재명과 민주당의 횡포에 맞설 인물이 우리 보수에 한동훈 말고 더 있나”라고 말했다.
한 전 대표 전입신고 이후 북갑 선거구에 취재진이 몰리면서 이에 따른 불만을 토로하는 주민도 있었다. 70대 박모 씨는 “평소에는 관심도 없던 기자들이 한동훈이 왔다고 몰려다니는데, 소란스럽고 정신도 없다. 솔직히 한동훈이가 주민을 만나는지 기자를 만나는지 모르겠다”며 “나는 보수지만 이번에는 박민식이든 한동훈이든 하정우든 나와 내가 사는 곳을 위해 일할 사람을 뽑겠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