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문재인 정부 불공정에 민심 폭발
- 김종인 당 개혁… ‘비호감’ 희석
- 박 후보, 김영춘 네거티브 자제
- 지역 선대위가 저격 주도 효과
대선이 채 1년도 남지 않은 시점에 치러진 4·7 부산시장 보궐선거에서 부산 시민은 ‘정권 심판론’을 선택했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 직원의 땅 투기 의혹, 더불어민주당 소속 오거돈 전 부산시장의 성추행 사건 등에 대한 시민의 실망감이 표출된 것으로 풀이된다. 공정을 가치로 탄생한 문재인 정부에서 공정의 가치가 무너졌다는 질책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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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패배 승복한 김영춘 - 더불어민주당 김영춘 부산시장 후보가 7일 밤 10시께 부산 부산진구 선거사무소에서 굳은 표정으로 선거 패배 승복 의사를 밝히고 있다. 김종진 기자 |
LH 직원의 땅 투기 의혹은 정권 심판론을 확산시킨 결정타였다. 집값 폭등으로 문 정부의 부동산 정책에 대한 여론이 악화한 상황에서 LH 땅 투기 의혹이 기름을 부은 셈이다. 국제신문이 실시한 두 차례 여론조사(리서치뷰, 지난달 19~20일·지난달 30~31일,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에서도 부산시장 보궐선거 최대 이슈를 묻는 말에 LH 사태가 2위였고, 응답률은 17.5%, 19.7%로 증가했다. 이후 민주당 의원의 부동산 임대료 인상, 여권 인사의 부동산 투기 의혹 등이 연이어 터지면서 부동산 문제가 이번 선거를 덮쳤다.
보선을 촉발한 오거돈 전 부산시장의 성폭력 사건은 결국 민주당의 발목을 잡았다는 분석이 나온다. 지난해 말 민주당이 당헌을 고쳐 공천을 강행할 때부터 이미 거센 비판에 직면했다. 여기에 정의당이 당 대표의 성폭력 사건으로 후보를 무공천한 것과 비교되면서 민주당의 후보 공천은 더욱 명분을 잃은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 오 전 시장의 성폭력 문제는 선거기간에 상위권에 포함된 이슈였다. 국제신문이 실시한 같은 조사에서 오 전 시장의 성폭력 문제는 선거 이슈 3위였다. 이에 민주당은 가덕신공항 건설로 이슈를 뒤집으려고 했지만 역부족이었다. 선거 최대 이슈를 묻는 말에 가덕신공항 건설의 응답률은 한 자릿수에 불과했다.
강력한 정권심판론의 영향력은 투표율에서도 드러난다. 지역별 최종투표율을 보면 민주당에 우호적인 서부산의 투표율이 낮았다. 강서구의 투표율은 45.8%로 구·군 중 최저다. 이밖에 사하구 투표율은 46.9%, 사상구 투표율은 50.3%였다. 민주당 지지자는 민주당에 실망, 결국 투표에 응하지 않은 것으로 해석된다.
■비호감 덜어낸 국민의힘
국민의힘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의 당 개혁이 성과를 냈다는 평가가 나온다. 국민의힘은 지난해 총선에서 강성 극우 행보로 참패한 바 있다. 이에 김 위원장이 지난해 취임 직후 당 내홍에도 불구하고 강도 높은 당 개혁 작업을 해왔다. 일례로 ‘호남 껴안기’ 행보가 대표적이다. 김 위원장은 서울시장 보궐선거 야권 단일화 직후인 지난달 24일에도 광주를 찾아 5·18민주묘지를 참배했다. 서울 내 호남 표심을 끌어안는 동시에 중도층 확장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거머쥔 것이다.
국민의힘 박형준 후보 역시 ‘합리적 보수’ 이미지에 힘썼다. 일단 박 후보의 웃는 모습을 선거 벽보의 사진으로 사용했다. 공약을 발표할 때도 스티브 잡스식의 발표 방식으로 젊은 이미지를 강조했다.
게다가 박 후보의 투 트랙 전략도 유효했다. 박 후보는 문재인 정부를 향해 날 세웠지만, 상대 후보에 대한 공격은 자제했다. 대신 국민의힘 부산 선거대책위원회가 공세의 전면에 섰다. 선대위가 민주당 김영춘 후보의 서울집 임대료 인상, 재난지원금 현수막 등 문제를 지적했다. 박 후보가 네거티브전에 나서지 않으면서 부정적인 이미지를 선제 차단한 것으로 풀이된다. 김해정 기자 call@kookje.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