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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아카데미 20기 5주 양정무 한예종 교수
작성일
2023-04-24
작성자
이문희 moon2@kookje.co.kr

“다빈치 그림 왜 비쌀까요…희소성 때문이죠”



- 작품 가치 알아야 시장 성장
- 국내 아트딜러 제 역할해야

국내 미술시장 규모가 지난해 사상 처음 1조 원을 돌파했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풍부한 유동성이 미술시장으로 흘러 들어가면서 이뤄진 성과다. 미술시장이 대중화되고 있지만 여전히 사람들은 궁금하다. ‘이 그림 왜 이렇게 비싸죠?’ 많은 사람이 품었을 이 의문을 주제로 지난 19일 부산롯데호텔 3층 펄룸에서 국제아카데미 20기 5주 차 강의가 열렸다. ‘서양미술사학계의 유홍준’으로 불리는 양정무 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가 강사로 마이크를 잡았다.

양정무 한예종 교수. 김민재 프리랜서
양 교수는 ‘세상에서 가장 비싼 그림’ 이야기로 시작했다. 공인된 거래가 기준 가장 비싼 그림은 2017년 크리스티 경매에서 약 4억 달러에 낙찰된 ‘살바토르 문디(구원자)’이다. 레오나르도 다빈치가 그린 것으로 ‘추정’된다. “이 작품엔 반전의 역사가 있습니다. 20세기 초 처음 발견됐을 땐 심한 덧칠로 다빈치의 작품과 매우 달랐어요. 그림 겉면을 정교하게 닦아냈더니 다빈치의 필치가 발견됐고, 전문가의 복원을 거쳐 짝퉁에서 진품에 가까워졌죠.”

여전히 눈동자나 손 모양 등을 놓고 진위 논란이 있지만, 이 작품은 ‘세상에서 가장 비싼 그림’이다. 왜 이렇게 비쌀까. 양 교수는 ‘희소성’을 들었다. “미술품 가격의 제1 원칙은 역사적으로 ‘희소성’이었습니다. 현존하는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작품 20여 점 가운데 대부분이 국가 소유입니다. 그런 작품이 시장에 나올 일은 거의 없기에 ‘살바토르 문디’는 매우 희소한 작품이고, 그래서 가격이 떨어질 일도 없겠죠.”

한국으로 운동장을 옮겨보자. 한국 작가의 그림 가운데 가장 비싼 그림은 뭘까. 2019년 크리스티 홍콩 경매에서 팔린 김환기의 ‘우주’이다. 132억 원에 거래됐다. 미국에서 그를 후원한 김마태 박사가 차량 1대 가격에 소장하다가 50년 만에 경매에 내놓으면서 역대 최고가 기록을 썼다.

“이 그림은 글로벌세아그룹 김웅기 회장이 구매했습니다. 일반에 무료 전시를 열기도 했고요. 덕분에 대중적 인지도가 낮았던 세아그룹은 ‘김환기의 ‘우주’를 소장한 기업’으로 홍보효과를 톡톡히 누리기도 했습니다”

세계 미술시장 규모는 약 60조 원으로 추정된다. 한국 미술시장은 지난해 1조 원을 돌파했지만, 세계경제 침체 여파로 올해는 다소 부진할 전망이다. 양 교수는 경제규모로 볼때 한국 미술시장은 확장 가능성이 크다고 봤다. “국민소득이 오를수록 김환기 그림을 비롯한 한국 미술작품 가격이 오를 거에요. 세계적으로 K아트가 다른 K콘텐츠보다 주목을 못 받는데, 충분히 성장 가능성이 있다고 봅니다.”

“한국 시장이 잘되려면 아트딜러의 역할이 중요합니다.” 프랑스 파리의 화상 폴 뒤랑 뤼엘의 이야기를 그는 꺼냈다. “뤼엘은 인상파가 주목받기 전부터 인상파에만 투자했어요. 20년 동안 안 팔렸는데 1890년대부터 막 팔리기 시작했죠. 아, 여기서 장기투자 핵심이 또 하나 나옵니다. 바로 ‘장수’입니다.” 원우들의 웃음이 터져나왔다. “뤼엘은 90살까지 살았습니다. 그는 ‘내가 60살까지만 살았다면 인상파 그림에 둘러싸여 죽었을 것’이라고 했으니까요.”

양 교수는 딜러의 책임감과 안목에 관한 이야기를 이어갔다. “2015년 영국 내셔널갤러리에서 폴 뒤랑 뤼엘에 대한 전시가 열렸는데 전시명이 뭐였는지 아세요? ‘인상주의의 창조자’입니다. 시대를 읽은 그는 재정 위기를 겪으면서도 인상파 화가들의 든든한 후원자가 돼주었죠. 우리나라 아트딜러가 2000명 정도로 추정되는데, 화랑협회 소속으로 좁히면 150명 안팎입니다. 이들이 자신 있게, 책임질 수 있는 작품만 판다면 한국 미술시장은 더 잘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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