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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아카데미 20기 3주 에드워드 권 셰프
작성일
2023-04-10
작성자
이문희 moon2@kookje.co.kr

“부산 돼지국밥·밀면뿐? 다양한 외식문화 키워야”


- 송정에서 파인다이닝 열풍 일으켜
- “자국음식 원하는 외국인 고려해야”

“한국인이 해외여행을 가면 일정 중 한 번 이상은 한식당을 찾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런데 왜 해외 관광객이 부산에서 자기 나라의 음식을 찾을 거란 고민은 하지 않는 걸까요?”

에드워드 권 셰프가 부산의 외식 문화의 부족함에 대해 말하고 있다. 김민재 프리랜서
지난 5일 오후 롯데호텔부산 3층 펄룸에서 국제아카데미 20기 3주 차 강연에 나선 스타 셰프 에드워드 권(51)이 질문했다. 그는 이날 ‘부산 다이닝 문화의 현주소와 개선 방향’을 주제로 강연로 나섰다.

그는 해운대구 송정 레스토랑 ‘LAB24 바이 쿠무다’를 운영하며 부산과 다른 지역 고객이 예약 폭주를 일으킬 만큼 파인다이닝 열풍을 일으켰다. 지난해 연말부터는 부산 미식관광 홍보대사로 활동하고 있다.

이날 강연에서 그는 부산 외식 시장의 장점이자 단점으로 다양성 부족을 먼저 지적했다. 권 셰프는 “부산을 찾은 관광객은 통상 돼지국밥 밀면 회 등을 먹으러 간다. 향토음식이 확고해 정체성이 진하지만, 이걸 제외하면 먹으러 갈 곳이 적은 것도 현실”이라고 말했다.

권 셰프는 해외여행을 사례로 단순화된 부산지역 외식시장을 설명했다. 그는 “한국인이 해외여행 일주일을 가면, 반드시 한식당을 찾거나 가져간 라면을 먹는다. 현지 음식이 입에 맞지 않을 수 있기 때문”이라며 “그런데 부산에 오는 외국인 관광객은 같은 경우 자국 음식을 맛볼 기회가 거의 없다. 배달앱을 켜서 멕시코 음식점만 검색해봐도 얼마나 숫자가 적은지 알 수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왜 우리는 해외에서 한국음식을 찾으면서 해외에서 부산에 오는 외국인의 기호를 생각하지 않는가?”라고 질문한 뒤 “2030부산엑스포가 유치돼 해외의 많은 관광객이 부산을 방문할 때, 일주일간 어떤 음식을 접하게 할 것인지 지역에서도 고민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또 음식의 중요성에 대해 설명하며 셰프를 “인간의 가장 간사한 부위(미각)를 만족시켜야 하는 직업”이라고 표현했다. 권 셰프는 “같은 음식으로 모두를 만족시킬 수 없고, 같은 사람이라도 감정과 날씨에 따라 같은 음식을 다르게 느낀다”며 설명했다. 이어 “가까운 사람의 음식 맛도 시시각각 달라지는데 불특정 고객의 입맛을 만족시키는 건 더 어렵다”고 덧붙였다. 이 같은 이유로 ‘끼니를 때운다’는 말은 음식의 소중함을 간과한 용어라고 설명하기도 했다.

권 셰프는 서른여덟 젊은 나이로 두바이 ‘7성급’ 호텔 버즈 알 아랍 수석총괄조리장을 맡아 화제를 모았다. 그는 이날 강연에서 해외에서 한국인 셰프로 활동하는 어려움에 대해서도 솔직히 털어놨다.

권 셰프는 “남들보다 2시간 일찍 출근했고, 2시간 늦게 퇴근했다. 지금도 마찬가지”라며 “언제나 벼랑 끝에 서 있다는 자세로 일한다. 벼랑 끝에 있다고 생각하면, 떨어지지 않고 삶을 붙잡으려는 의지가 강해진다. 셰프를 직업으로 삼은 처음부터 지금까지 이 생각이 내 원동력이다”고 말했다.

이날 권 셰프는 특유의 재치 있는 입담으로 국제아카데미 20기와 소통하며 강연했다. 강연 이후 이어진 질의응답 시간에서는 외식업 실무자들의 고민을 듣고 “차별화된 콘셉트와 음식 자체의 발전 없이는 성공하기 힘들다”며 경험에 비춘 답변으로 참가자들에게 공감의 박수를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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