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美 캘리포니아주 발전 사례 제시
- “국립대 통합·1곳당 예산 1조 줘야”
“지역 정치인과 지역민이 똘똘 뭉쳐 강력하게 요구하고 드라이브를 걸지 않으면 절대 이루어질 수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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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희대 김종영 교수가 지역대학 발전의 중요성을 설명하고 있다. 류민수 프리랜서 |
국제아카데미는 지난 11일 부산롯데호텔에서 열린 19기 6주 차 강연에 김종영 경희대 사회학과 교수를 초청했다. ‘서울대 10개 만들기’ 저자인 김 교수는 ‘세계적 대학 없이 지방시대 불가능하다’는 주제로 지역을 살리기 위해 지역대학의 중요성을 역설했다. 김 교수는 “미국이나 프랑스 일본 등 주요 선진국은 100여 년 전에 이미 서울대 수준의 엘리트 대학을 전국에 골고루 설립했다. 서울대 밖에 없는 우리나라와는 출발부터 차이가 컸다”며 인재와 각종 주요 인프라가 서울에 집중되고 시간이 갈수록 심화되면서 서울공화국과 수도권 집중현상이 발생했다고 진단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실리콘밸리로 유명한 미국의 캘리포니아주 사례를 들었다. 김 교수는 “캘리포니아 지역에만 버클리대학을 비롯해 샌디에이고, UCLA 등 10개 대학이 집중됐고 이들 대학을 중심으로 인재와 연구소 기업들이 모여들면서 지금의 실리콘밸리, 소렌토밸리 등이 만들어졌고 세계 산업을 주도하는 도시로 탈바꿈시켰다”고 설명했다. 캘리포니아 외곽의 지역대에 불과했던 스루프 공대가 10년 만에 거액의 연구비를 지원받고 세계적인 학자와 학생을 유치해 명문 반열에 올라섰다. 스루프공대는 지금의 ‘칼텍’(캘리포니아공과대학교)으로 지난해 기준 세계 명문대 순위 9위에 올라 있다. 김 교수는 “텍사스주 오스틴 지역 역시 텍사스-오스틴 대학을 바탕으로 델 컴퓨터 테슬라 등이 들어섰고 지역 발전을 성공적으로 이뤄냈다”며 “한국도 거점국립대 10곳을 서울대 수준으로 상향 평준화시켜 지역시대를 열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김 교수는 “19세기 미국 대학들도 망하기 일보 직전까지 갔다. 하버드대 역시 마찬가지였다. 하지만 2차 산업혁명의 거대한 물결과 독일 대학의 글로벌 헤게모니에 변혁을 단행할 수밖에 없었다”며 “한국 대학들, 특히 지역대는 거의 망한 것이나 다름 없는 상태다. 지금이 바로 적기다”고 설명했다.
서울대 수준에 이르기 위한 선제조건으로 부산대와 부경대 국립해양대 등 지역 국립대의 통합과 거점국립대 1곳당 한 해 최소 1조 원의 예산 지원을 제시했다. 김 교수는 “대학의 통폐합은 세계적인 흐름이다. 학령인구 감소와 대학경쟁력 저하, 노동시장의 변화, 지역경제의 악화, 사회적 양극화 등 문제에 대처하기 위해서는 덩치를 키워야 한다. 쉽지 않지만 해야 할 일이다”고 말했다. 이를 발판으로 탁월한 산학관 네트워크를 만들고 신성장 산업을 이끌어야 한다는 것이다.
김 교수는 “정답은 명확하게 나와 있다. 지역이 나서야 한다. 수도권을 제외한 나머지 지역의 정치인과 지역민이 하나가 돼 요구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누구도 지역을 돌아봐주지 않는다”며 “캘리포니아도 마찬가지였다. 싸워서 쟁취해야만 지역대학들을 집중 지원해 키우고 모여든 인재가 산업을 발전시켜 지역 성장을 이룰 수 있을 것이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