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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꼭 알아야 할 위트컴 장군] <10> 딸바보 위트컴 장군

위트컴 장군, 유학간 딸에게 편지 쓰기로 하루 시작
딸 민태정, "아버지는 자상…멘토이자 친구"로 기억
오상준 기자 letitbe@kookje.co.kr | 2022.11.22 11:17
우리가 꼭 알아야 할 위트컴 장군<10> 딸바보 위트컴

리차드 위트컴(1894~1982) 유엔군(미군) 부산군수기지사령관은 ‘딸바보’다. 일과를 유학 간 딸(민태정 위트컴희망재단 이사장)에게 편지를 쓰는 것으로 시작했다.
민태정 위트컴희망재단 이사장이 지난 11일 부산 남구 유엔기념공원에서 아비지 리차드 위트컴 장군에게 추서된 국민훈장 무궁화장을 들어보이고 있다. 오상준 기자
편지를 통해 타지에 홀로 가 있는 딸에게 애틋한 마음을 전했다. 위트컴 장군은 부인 한묘숙 여사가 데려온 1남 1녀를 끔찍이 사랑했다. 한 여사의 기억이다. “딸이 미국 하와이대학에 유학 중일 때 우리 장군은 아침에 일어나 딸에게 편지를 쓰는 것으로 일과를 시작했어요.”

편지의 내용은 장군이 인생을 살면서 느꼈던 경험을 딸에게 진솔하게 들려주는 경우가 많았다. 이런 식이다. 장군이 1981년 7월 딸 태정에게 보낸 편지에서 ‘스트레스(stress)’ 개념에 관해 설명하고 있다. 어려운 상황에 부닥쳤을 때 어떤 시각을 가지고 관리할지에 관한 조언이다. 장군은 스트레스를 철이 형성되는 과정에 비유하면서 철은 그 능력의 한계까지 가열하고 식혀지는 과정을 통해 더 강한 강도를 지니게 된다는 메시지를 딸에게 전달한다.
민태정 위트컴희망재단 이사장이 아버지 위트컴 장군의 사진을 보며 그리워하고 있다. 민 이사장은 아버지 위트컴 장군을 자신의 멘토이자 친구로 기억한다.
장군은 스트레스에 관한 세 가지 교훈을 정리했다. 첫째, ‘걱정은 내려둬라’. 스트레스 대부분은 별 의미가 없는 것이다. 문제의 해결책을 찾다 보면 결국 사라지게 되므로 걱정을 붙들고 있는 것은 어리석은 태도라고 지적한다. 둘째, ‘옳은 일이라면 즉시 행동하라’. 누구나 자신의 판단에 대한 윤리적 기준을 가지고 있으므로 여기에 부합한다면 망설이지 말고 과감하게 행동하라고 조언한다. 셋째, ‘옳다고 믿는다면 굽히지 마라’. 본질적 가치를 포기하면 의미가 없어지므로 순간의 불편함을 모면하기 위해 ‘합의를 위한 합의’를 하는 것을 경계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장군은 유학 간 딸에게 ‘밤 10시까지는 집에 들어와야 한다’는 보수적인 충고도 잊지 않았다.
이런 장군을 딸은 어떻게 기억하고 있을까. 민태정 위트컴희망재단 이사장은 “아버지(위트컴 장군)는 자상하고 사랑스럽고 나의 멘토이자 친구 같은 존재였다”고 회상했다.

위트컴 장군이 딸에게 편지 쓰기로 하루를 시작했다면 어떤 활동으로 하루를 마무리했을까. 장군은 매일 밤 자기 전에 손수건과 속옷을 직접 빨아 빨랫줄에 널었다고 한묘숙 여사는 생전에 기자에게 귀띔해줬다. 그만큼 부인과 가족을 배려하고 자기 관리에 철저했음을 보여주는 일례다. 장군은 공사(公私)를 분별해 가족이 군용 차를 타지 못하게 했고, 군용 종이도 사적으로 쓰지 않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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