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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교산&그너머] <1382> 전북 순창 예향천리마실길 2·3코스

‘용의 기운’ 서린 둘레길…섬진강이 빚은 요강바위 압권
이창우 산행대장 lcw1124@kookje.co.kr | 2024.05.22 1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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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경마을 입구 자전거쉼터 회귀
- 전체 8㎞ 코스 3시간 안팎 소요
- 두무소·기묘한 강가 바위 볼 만
- 용궐산·무량산 등 산세도 황홀
- 산행 뒤 채계산 출렁다리 가보길

액운이 겹친다는 말이 있다. 이번 산행에서 딱 그런 경우를 경험했다.

통영·대전고속도로 산청휴게소에서 아침을 먹고, 이때까지 근교산팀 길잡이 역할을 충실히 해온 내비게이션이 먹통이 된 줄도 모르고 출발했다. 광주·대구고속도로로 빠져나가야 한다는 생각에 오른쪽으로 들어섰다. 그런데 내비게이션은 무음에다 경로 표시는 직진으로 돼 있어 다시 나와 통영·대구고속도로를 그대로 탔다. 곧 잘못된 것을 알았다. 전북 장수군과 임실군을 돌아 순창군 적성면 석산리 강경마을 입구 벌동산(461m) 들머리에 도착했다.
전북 순창군 섬진강의 장군대좌혈 명당인 장군목에 요강바위가 있다. 취재팀은 섬진강 자전거길인 현수교를 지났다. 최근 잦은 비로 요강바위로 가는 징검다리가 강물에 잠겨 있어, 양말과 등산화를 벗고 물을 건넌 뒤 요강바위를 보고 있다.(드론 촬영)
■원시림 같은 숲길, 새고개 임도

경치가 빼어난 곳이라 전원주택지를 조성해 놓았다. 산행은 전원주택지 끝 집에서 돌계단을 올라 바로 시작하면 된다. 그런데 여기에 넓게 밭을 조성해 빼곡히 두릅나무 묘목을 최근에 심었다. 이게 액운의 최고 정점을 찍었다. 요즘은 농작물을 키우는 사유지를 통과하는 게 자칫 분쟁을 유발할 수도 있다. 주의하지 않으면 안된다. ‘근교산&그 너머’ 취재팀은 논의 끝에 아쉽지만 벌동산을 연결한 예향천리 마실길 대신 예향천리 마실길 2, 3코스를 걷는 둘레길로 변경했다.

전화위복(轉禍爲福)이라 했던가, 코스를 바꾼 덕분에 적성강 가의 아름다운 마을을 뜻한다는 ‘강경마을’의 어르신께 많은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벌동산에는 지금은 폐사하고 없지만 취암사가 있었다. 그래서 취암산으로 불렀다 한다. 그러다가 이 산에 벌이 많아 벌동산이 되었다는 이야기다. 산에는 궁궐의 임금님도 부럽지 않을 의자 바위, 삵이 닭을 물고가 잡아먹었다는 ‘살괭이굴’이 있다고도 했다. 그러면서 취재팀에 마을 입구에 서 있는 여시(여우) 바위를 보지 못했나 하시면서, ‘밤에 마을로 들어오는 주민을 많이 홀렸제’ 했다.

마을은 벌동산에서 흘러 내려온 야트막한 능선이 감싼 형국이다. 마을 형상은 누에의 몸통에 해당하며, 마을 앞을 지키는 불암산(290.2m)은 ‘누에머리’라 했다. 취재팀이 보기에도 영락없는 누에머리로 보였다. 마을로 들어오면서 눈에 띄었던 높은 산은 국토지리정보원의 지형도에는 두류봉(545.6m)으로 표기돼 있지만 어르신은 두리봉이라 한다고 했다. 이는 ‘류’가 발음이 쉬운 ‘리’로 불리었을 수도 있다. 주위에서 가장 높아 전망이 아주 좋다 했다.

오른쪽에 둥글게 불뚝 솟은 봉우리는 생이봉(상여봉·513m)이며 벌동산과의 사이 잘룩이는 ‘새의 목’을 뜻하는 새목재로 여기를 넘어가면 섬진강의 두무소로 내려간다는 이야기도 빼놓지 않았다.

예향천리 마실길은 완만해 가족끼리 걸어도 괜찮다. 산행 뒤에는 용궐산(647m) ‘하늘 길’과 채계산(342m) 출렁다리를 찾아가 보자.

순창 예향천리 마실길 2·3코스 경로는 다음과 같다. 강경마을 입구 자전거 쉼터~강경마을~마을 뒤 고개 안부~도왕 마을 갈림길~새목재~벌동산 갈림길~사방댐~현수교~요강바위~현수교~석문~섬진강 마실 캠핑장(징검다리 갈림길)~강경마을 입구 자전거 쉼터로 되돌아오는 원점회귀이다. 둘레길 거리는 약 8㎞이며, 3시간 안팎 걸린다. 요강바위의 비경과 주변 용궐산 무량산 벌동산 사이로 흐르는 섬진강 주위 산세가 아름다워 자꾸 둘레꾼의 발길을 붑잡아 예상 산행 시간은 큰 의미가 없다.

정자와 원두막, 운동기구가 놓인 자전거 쉼터에서 도로를 나와 오른쪽으로 꺾으면 강경마을 입구 삼거리다. 왼쪽은 취재팀이 요강바위를 거쳐 도착하는 예향천리 마실길 3코스이다. 강경마을 입구 삼거리에서 둘레길은 북서쪽 ‘강경길’ 도로를 따라간다. 강경길과 사이에 전원주택을 오르는 콘크리트길은 벌동산 방향이다. 왼쪽 누에머리골에 물소리가 요란하다. 정자와 돌무더기에 선돌이 서 있는 마을 앞 당산을 지나 약 15분이면 강경마을회관에 닿는다.
하늘에서 본 깊이 2m 요강바위.
■강물이 빚은 기물, 요강바위

이정표를 따라 마을회관 오른쪽 새목터(2.8㎞)로 간다. 왼쪽은 도왕 마을(0.9㎞) 방향이며, 새목재 임도에서 다시 만나는 우회하는 둘레길이다.

‘도왕’은 ‘임금이 도착했다’는 뜻을 가졌다 하며, 두류봉 아래에 임금과 신하가 아침 조회를 여는 형상의 대혈처가 있다는 데서 유래했다 한다. 마을 뒤 나지막한 고개에 올라서면 정면에 두류봉과 생이봉이 눈길을 끈다. 임도는 평탄하게 이어진다.
새목재를 향해 원시림 같은 숲길을 걷는 취재팀.
콘크리트와 비포장길이 번갈아 나타나는데 원시림에 버금갈 정도로 숲이 우거졌다. 숲이 내는 향기를 음미하며 타박타박 걷는다. 강경 마을에서 30여 분이면 Y자 갈림길이 나온다. 오른쪽 새목터(2.5㎞)로 간다. 왼쪽은 도왕마을에서 은적골을 거쳐 오는 길이다. 7분이면 잘룩이인 새목재에 올라서고 다시 10분이면 벌동산 갈림길에서 직진한다. 완만하게 에돌아가는 임도는 사방댐을 지나 두무소골에서 흘러내려온 물이 섬진강에 합쳐지면서 소를 만들었다.
용이 천년 묵은 지네와 싸움에서 이겨 승천했다는 두무소(頭無沼)이다. 임진왜란 때 명나라 장수 이여송 휘하의 풍수가 두사춘이 이곳 지세를 보고 춤을 추었다는 데서 유래했다고 한다. 임실군을 거쳐 온 섬진강은 두무소부터 순창군 적성 땅을 적시며 흘러 적성강(赤城江)이라 한다. 둘레길은 강변을 돌아 30분쯤이면 현수교 앞 갈림길에 도착한다. 요강 바위를 보려면 장군목에 놓인 100여m 길이 다리를 건넌다.

다리 아래 강바닥에 깔린 바위에 요강바위가 있다. 그 뒤로 옹골차게 솟은 용궐산과 무량산이 병풍을 둘렀다. 장군목은 용궐산과 무량산 사이 산세가 장군대좌형 명당이라 한 데서 유래하며, 두 산이 장구의 잘록한 허리부분에 해당된다고 해 ’장구목‘으로도 불린다. 요강바위 팻말을 보고 오른쪽으로 틀어 강가로 내려선다. 최근 잦은 비로 강물이 불어 요강바위로 가는 징검다리가 물에 잠겼다. 취재팀은 양말과 등산화를 벗고 물에 잠긴 징검다리를 건넜다.

깊이 약 2m인 요강바위는 6·25 전쟁 때는 주민 여럿이 몸을 숨겨 목숨을 건졌으며, 도난당했다가 다시 찾기도 했다 한다. 자식을 못 낳는 여인이 요강바위에 들어가 빌면 아이를 얻는다는 이야기가 있다. 취재팀은 뙤약볕인 데다 용궐산치유의숲 앞에서 강을 건너는 징검다리가 물에 잠긴 것으로 보고, 다시 현수교를 건너 왼쪽 향가유원지 방향으로 꺾었다. 섬진강 자전거 길로 예향천리 마실길이 함께한다.

강에는 크고 작은 바위가 많이 보이는데, 요강바위에서 시작해 용궐산 무량산과 벌동산 사이를 흐르는 적성강(섬진강)을 따로 만수탄(萬壽灘)이라 한단다. 머리를 들어 용궐산 암벽 용여암(龍女岩)에 설치한 덱 계단인 ‘하늘 길’과 무량산의 그림 같은 풍경을 눈에 담으며 걷는다. 숲 그늘인 데다 단풍나무 가로수 길이다. 붉게 단풍물이 드는 가을에 걸어도 좋겠다. 자전거를 탄 사람이 많이 지나다닌다. 석문을 거쳐 강 건너 용궐산치유의숲에서 징검다리를 건너오면 만나는 ‘섬진강마실캠핑장’을 지난다.

맞은편 무량산 아래 강변에 정자가 보인다. ‘여섯 노인’을 뜻하는 육로정(六老亭)이다. 정자 아래 돌섬 주위는 ‘시객들의 흥겨운 노래 소리가 종소리처럼 들린다’해 ‘종호(鍾湖)’라 하고, 바위에는 종호암(鍾湖巖) 구준암(九樽巖) 조대(釣臺) 육로암(六老巖) 금암(琴巖) 산인동(散人洞) 등 글자가 새겨져 있다 한다. ‘육로’에서 대표적인 분이 양운거(1613~1672)로 종호, 석문 등의 글씨를 바위에 남겼으며, ‘아홉 개의 술통’을 뜻하는 바위(구준암)에다 술을 부어 마셨다 한다.

조선 시대 연산군 때 무오사화·갑자사화를 겪은 양배·양돈 형제는 낙향해 이곳에서 낚시하며 시를 읊고 산림처사로 지냈다. 형제가 낚시하던 바위를 ‘배암’과 ‘돈암’이라 하며 지금도 서로 마주 보고 있다 한다. ‘휴드림’을 지나 현수교에서 약 60분이면 자전거 쉼터에 도착한다.


◆교통편

- 대중교통편 당일산행 곤란, ‘강경길 76-1’로 자차 권장

먼 거리라 대중교통은 당일 산행을 할 수 없다. 또한 버스 환승 시간이 맞지 않아 불편하다. 승용차가 낫다. 승용차 이용 때는 전원주택 주소인 ‘전라북도 순창군 적성면 강경길 76-1’ 주소를 내비게이션 목적지로 설정하고 가면 강경마을 입구 삼거리에 도착한다. 오른쪽 도로변에 ‘자전거 쉼터’ 주차장에 차를 둔다.

대중교통은 부산 사상구 서부터미널에서 남원을 간 뒤 동계로 가는 남원시내버스로 환승한다.

서부터미널에서 남원행 버스는 오전 6시20분(경유) 8시10분 등에 출발한다. 진주 함양 등을 거쳐 가며 약 4시간, 직통은 약 2시간40분 소요. 남원공용터미널을 나와 시내버스 정류장에서 260번 외령·동계행 시내버스는 오전 6시40분 8시45분 11시50분 오후 3시 5시50분이며, 기점에서 출발해 잠시 뒤에 도착한다. 동계에서 내린다. 강경마을입구 자전거 쉼터는 택시(동계개인택시063-653-5817·653-4402·택시비 1만2000원 선)를 탄다. 산행 뒤 택시를 불러 동계로 나간다. 동계에서 남원으로 가는 시내버스는 오후 4시 6시45분에 있다. 남원에서 부산은 오후 3시50분(경유) 오후 6시30분(직통)에 출발한다.

맛집 한곳 추천한다. 도토리묵 전문점인 요강바위 입구에 있는 농가 맛집 ‘장구목가든(010-4139-3988)’이 괜찮다. 도토리묵은 직접 쑤며 텃밭에서 뜯은 푸성귀로 샐러드를 만드는 자연밥상이다. 도토리묵밥(사진) 1만2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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