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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일감정 자극 안 돼…법·이론으로 일본과 싸워야”

천영우 한반도미래포럼 이사장
김해정 기자 call@kookje.co.kr | 2021.05.09 20:00
- “文 정부 외교, 盧 입장 부정한 것
- 대일 정책 국익 아닌 정권 유지용
- 미얀마 사태 비판 목소리도 필요”

“문재인 정부의 외교 문제는 노무현 정부의 입장을 부정한 것입니다.”

천영우 한반도미래포럼 이사장. 김정록 기자
지난달 29일 서울 종로구에서 만난 한반도미래포럼 천영우 이사장은 임기 만료 1년을 앞둔 문재인 정부의 외교 정책을 신랄하게 비판했다. 그는 진보 성향의 노무현 정부에서 북핵 6자회담 수석대표를, 보수 정권인 이명박 정부에서 청와대 외교안보수석을 맡았다. 특히 천 이사장은 문 정부의 대일 정책에 대해 ‘국익’이 아닌 ‘반일 감정을 부추긴 정권 유지용’이라고 꼬집었다.

“일본 내 지한파 인사마저 ‘한국이 해도 너무하다’는 반응이다”는 천 이사장. 그는 일례로 강제 징용 문제를 꺼냈다. 천 이사장은 “노무현 정부에서 출범한 민관합동위원회의 결론은 징용 문제는 한일청구권 협상으로 해결됐다는 것”이라며 “당시 민정수석이던 문재인 대통령도 위원으로 참석했다. 그때 왜 반대하지 않다가 지금 문제 삼느냐”고 했다. 2018년 대법원은 일본 기업의 국내 강제 징용 피해자에 대한 배상 책임을 인정한 바 있다. 그는 “물론 강제징용 대법원 판결을 존중해야 한다. 한일청구권 협상도 존중해야 한다. 어떻게 해야 하느냐. 우리 정부가 일본에서 받은 돈으로 피해자를 구제하면 된다”고 했다.

후쿠시마 오염수 문제와 관련한 문 정부의 대응에 대해서도 질타했다. 문 대통령은 지난달 14일 새로 부임한 일본대사의 신임장을 건네받는 자리에서 후쿠시마 오염수 문제에 우려의 뜻을 전했는데, 적절한 방식이 아니었다는 얘기다. 천 이사장은 “혼낼 일은 일본 대사를 따로 불러서 하면 된다. 신임장 제정 자리에서 할 말은 아니다. 경솔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섣부른 발언의 근원에 탈원전 정책의 정당성을 회복하려는 의도가 있다고 본다”며 “결국 문재인 정부가 정권을 유지하고 표를 얻기 위해 국가에 해를 끼치는 상황까지 온 거다”고 비판했다.

천 이사장은 “반일을 위해 우리가 자해 행위를 할 필요가 없다”며 “우리는 일본보다 도덕적 우위에 있다. 이를 무기로 국제적으로 인정받을 수 있는 법과 이론으로 싸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반일 감정을 자극해 봐야 일본 내 혐한 세력에 정당성을 줄 뿐”이라고 덧붙였다.

미얀마 군부 쿠데타 사태에 대해 천 이사장은 “인권과 민주주의는 세계 보편의 가치”라며 “한국은 군사 독재를 청산하고 민주화와 산업화를 이룬 세계 유일의 국가다. 우리의 도덕적 힘을 바탕으로 모든 정변에 반대한다는 목소리를 내야 한다”고 했다. 미얀마 군부는 지난 2월 1일 쿠데타를 일으켜 아웅산 수치 국가고문 등을 구금하고 1년간 비상사태를 선포했다. 현지 시민은 군부 쿠데타에 저항하며 대규모 시위를 이어가고 있다.

36년간 외교 현장을 누볐던 천 이사장은 “외교의 사명은 국익 신장”이라며 “특히 우리 같은 강대국에 둘러싸인 나라 입장에서 국가 생존과 안전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때 경제적 이익을 어느 정도 희생해야 한다. 전략적 결정을 대통령이 한다면 그 결정을 현장에서 만드는 것이 외교가 할 일”이라고 설명했다.

천 이사장은 경남 밀양에서 출생해 부산 동아고등학교와 부산대학교 불어학과를 졸업했다. 현재 유튜브 채널 ‘천영우TV’를 운영하고 있다. 김해정 기자 call@kookj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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