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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심상찮은 물가 상승세…인플레 우려 선제 대응 나서야

미 금리 인상 땐 우리도 인상 불가피, 작은 변화에도 기민한 감시 통제를
디지털콘텐츠팀 inews@kookje.co.kr | 2021.05.09 18:49
물가가 가파른 오름세를 타고 있다. 9일 통계청은 지난달 부산의 외식물가가 작년 동월 대비 1.7% 올랐다고 했다. 2019년 3월(2.2%) 이후 25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치다. 전국적으로도 1.9% 올라 22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런 사정은 지난주 발표된 4월 소비자물가에서 이미 예견됐다. 부산의 소비자물가는 작년 동월 대비 2.3% 올랐다. 한국은행의 연간 물가 상승 목표치(2.0%)를 웃돌아 인플레이션이 우려된다. 물가 급등은 금리 인상으로 이어져 가계부채 상환 어려움과 경제 부실을 초래하는 요인이 된다는 점에서 예사롭지 않다.

정부는 농축수산물과 기름 등 일부 물가 급등에다 지난해 저물가에 따른 기저효과가 겹쳐 나타난 일시적 현상이라고 했다. 하지만 지난 3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의 평균 소비자물가가 작년 동월 대비 2.4% 오르는 등 물가 상승은 우리만이 아닌 세계적 추세인 데다, 백신 접종 확대로 경기가 진작되면 상승 폭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지난 4일 재닛 옐런 미국 재무장관이 “경제가 과열되지 않도록 금리가 다소 올라야 할지도 모른다”며 금리 인상을 시사한 이유다. 미국이 금리를 올리면 우리와 같은 신흥국에 투자된 달러가 빠져나가고, 이를 막으려면 우리 역시 금리를 인상할 수밖에 없다.

이럴 경우 우리 경제의 최대 골칫거리인 가계부채 상환 어려움이 가중된다. 지난해 말 기준으로 가계부채는 1726조1000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7.9%나 증가했다. 부동산·주식·가상화폐 투자 붐이 일어나면서 영혼까지 끌어모으는 ‘영끌’ 대출이 성행한 결과다. 한은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금융안정 이슈(가계부채 증가)에 대한 통화정책적 차원의 고려 필요성이 점증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와 연내 금리 인상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문제는 오른 이자와 원금을 감당하지 못해 미상환 부채가 늘어나 금융과 경제가 부실해지는 것이다. 일본경제에 ‘잃어버린 20년’을 야기한 것과 같은 ‘버블 붕괴’ 우려가 상존한다는 얘기다. 거품이 꺼진 ‘상환 불능 사회’의 혼란은 상상만 해도 끔찍하다.

작금의 물가 오름세를 일시적 현상이라며 축소 평가하고 있을 때가 아니다. 물가란 나비 효과처럼 사소한 변화가 단기간에 경제 전반으로 확산되기 마련이다. 그런 만큼 한 품목의 미미한 상승에도 기민하게 대처해야 한다. 자칫 감시와 통제의 고삐를 늦췄다간 감당하기 어려운 지경에 몰릴 개연성이 크다는 게 지금까지의 경험칙이다. 이러다 오는 11월 집단면역 형성과 함께 도래할 경기 진작 기회마저 잃게 될지도 모른다. 지금 당장 물가 급등세로 가계의 주름살이 깊어지고 있지 않은가. 코로나19로 소득은 급감했는데, 물가는 되레 급등하니 여간 당혹스럽지 않다. 이런 현실을 만든 것만으로도 정부에 엄중한 책임을 물어야 한다. 그런데도 확실한 근거 없는 낙관론을 펴고 있으니, 국민이 어찌 불안감에 시달리지 않을 수 있겠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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