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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부산 공직자부동산특위, 조사 의지 있기는 한 건가

출범 논의 첫 회의 무산 50일째 표류, 주도권 쥔 부산시 공정·투명성 필요
디지털콘텐츠팀 inews@kookje.co.kr | 2021.05.09 18:52
부산 공직자 부동산 비리 조사 특별위원회(부동산특위)의 출범이 또 다시 무산됐다. 출범을 논의하기 위해 지난 6일 열릴 예정이던 여·야·정 대표 간사위원 간 첫 회의가 돌연 취소됐기 때문이다. 이로써 부동산특위는 50여 일째 한 발짝도 나가지 못했다. 3월 18일 여야와 부산시가 각 3명씩의 위원을 추천해 특위를 구성키로 합의하고 4월 1일 출범을 약속했지만, 공염불이 된지 오래다. 그런데 우여곡절 끝에 겨우 잡은 첫 회의마저 어그러졌다니 어처구니가 없다. 실망과 허탈함을 넘어 배신감까지 표출하는 목소리가 적지 않다. 이쯤 되면 애초부터 확고한 조사 의지도 없이 정치권이 4·7 보궐선거를 위해 시민을 우롱한 것 아니냐는 의구심이 드는 것도 당연하다.

특히 야당 출신 시장을 맞은 부산시의 석연치 않은 행보가 두드러진다. 표면적인 회의 취소 이유는 민주당 측의 당일 오전 불참 통보지만, 근본 원인을 시가 제공했다고 볼 수밖에 없다. 민주당이 문제 삼은 것은 시가 부산시 몫 추천 위원 3명 전원을 돌연 교체하면서 사전에 알려주지 않은 부분이다. 애초 시는 지난 3월 말 이병진 시장 권한대행 체제에서 류제성 시 감사위원장, 김은정 부경대 교수, 최우용 동아대 교수를 추천했다. 하지만 박형준 체제가 된 부산시는 첫 회의 직전 이들을 조영재·홍지은·김상국 변호사로 교체했다. 교체 이유는 고위공직자인 류 감사위원장이 조사 대상이기도 해 ‘이해충돌’ 논란이 있다는 것이다.

특위 구성이 일단락된 상황에서 갑자기 위원을 교체하려면 당연히 시가 여야와 협의해야 한다고 민주당은 주장한다. 또 논란이 된 류 위원장 외에 3명 모두를 교체한 것은 이해하기 힘들다는 입장이다. 한 마디로 시가 야당과 유착해 특위 활동을 무력화시키려는 의도 아니냐는 것이다. 이에 대해 시는 “정상적인 특위 활동을 지원하기 위한 것”이라고 해명하지만, 궁색하다. 또 “제척 사유에 해당하지 않는다면 동의를 구할 문제가 아니다”는 시 이성권 정무특보의 태도도 적절치 못하다. 국민의힘이 이미 여당 김해영 전 의원의 자격을 문제 삼아 교체를 요구하지 않았던가. 그렇다면 상대인 민주당도 시 추천 위원들을 살펴볼 수 있게 해야 한다. 신임 위원 3명과 박 시장 및 야당과의 관계 정도는 사전에 확인할 수 있게 해야 ‘내로남불’이 되지 않는다. ‘제척사유 있다 없다’도 시 공무원인 이 특보가 독단적으로 판단할 일은 아니다.

‘오얏나무 아래서 갓끈을 매지 말라’는 속담을 시와 국민의힘은 명심해야 한다. 김 전 의원이 지난달 20일 자진 사퇴하자 이번에는 위원 3명을 일방적으로 교체해 여당의 반발을 끌어낸 것은 의심을 사기에 충분하다. 감추고 싶은 것이 있어 특위를 무산시키려는 ‘꼼수’ 아니냐는 의심 말이다. 출범하더라도 유명무실화 하려는 것 아니냐는 의심 말이다. 그러니 주도권을 쥔 시가 먼저 정정당당한 길을 걸어야 한다. 그런 투명한 시정을 기대하고 박 시장을 뽑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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