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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호정의 컬쳐 쇼크 & 조크] <74> 부산을 사랑하는 색소포니스트 김오키

이럴 거면 차라리 부산에 거처를 구해요, 오키
방호정 작가 | 2022.06.06 20:09
얼마 전, 부산 서면에 위치한 작은 바(bar)인 ‘유기체’에서 현재 대한민국 재즈 씬에서 가장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는 색소폰 연주자 김오키의 라이브 공연을 봤다. 큰 키에 드레드 헤어스타일을 하고 거친 야성과 섬세한 감성을 동시다발적으로 쏟아내는 그의 연주를 듣고 있으니 김오키란 사람이 점점 더 궁금해졌다.

최근 부산 서면의 한 바에서 색소폰 공연을 하는 김오키.
한국대중음악상 3개를 수상했고, 한때 젝스키스와 배우 겸 가수 구본승의 백댄서를 했으며, 마일즈 데이비스의 음반을 듣고 감명받아 색소폰을 사서 재즈의 길에 들어섰다는 그는 (참고로 마일즈 데이비스는 트럼펫 연주자다. 김오키는 트럼펫 소리를 색소폰 소리로 착각했다고 한다.) ‘재즈 뮤지션’으로 불리는 걸 싫어하며 스스로를 대한민국에서 가장 근본 없는 연주자라고 말한다.

이를 증명하듯 록 밴드, 일렉트로니카, 알앤비, 힙합, 포크 등 다양한 장르의 뮤지션들과 교류하며 수없이 협업을 해왔고 2013년 데뷔 앨범 ‘천사의 분노’를 발표한 이후‘새턴발라드’ ‘뻐킹매드니스’라는 두 개의 팀을 이끌고 지금까지 무려 17장의 정규앨범을 쏟아냈다. 현재 영화를 연출 중이라고 한다. 과연 어디서 그런 왕성한 에너지가 끊임없이 쏟아져 나오는 걸까? 김오키의 활동을 지켜보다 보면 마치 기인을 보는 듯 신비롭기까지 했다. 더 놀라운 건, 그런 다채로운 활동들을 쉼 없이 이어가는 와중에 마치 부산 로컬 뮤지션처럼 친숙하게 여기저기서 만날 수 있었다는 점이다. 자주 가는 동네 펍에 예고 없이 나타나 신명 나게 연주하고 사라진 적도 있고, 세이수미 김일두와 함께 공연하기도 했고, 일일이 찾아다니기 힘들 정도로 틈틈이 부산 공연 공지가 올라온다. 팬으로선 그저 고마운 일이다.

부산의 바다가 좋고, 부산 사람들의 거칠고 따듯한 정서가 잘 맞아서 최근엔 한 달에 한두 번씩 부산을 방문한다고 했다. 그럴 것 같으면 아예 부산에 방을 하나 구하는 게 나을 수도 있겠다고 얘기하자, 그 또한 진지하게 고민하고 있다고 했다. 만약 정말 그렇게 된다면, 부산 시민의 한 사람으로 최선을 다해 환대하겠다고 다짐해본다. 못 말리는 열정 꾸러기 김오키가 부산으로 내려온다면 어쩐지 부산 음악 씬이 한층 더 부산스러워질 것 같은 그런 느낌적인 느낌이 강력하게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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