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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호정의 컬쳐 쇼크 & 조크] <73> 김수정 감독 영화 ‘평평남녀’

결국 평평하지 못했던 연애
방호정 작가 | 2022.05.30 18:53
지난 28일 오후, 부산 중구 광복중앙로 ‘BNK 부산은행 아트시네마 모퉁이극장’에서 김수정 감독의 영화 ‘평평남녀’ 상영회와 감독·배우가 함께하는 관객과의 대화가 있었다. 사회적 거리를 두는 사이 중앙동에서 신창동(광복중앙로 13)에 있는 부산은행 건물 3층으로 옮긴 모퉁이극장은 훨씬 쾌적하고 번듯한 상영관으로 변해있었다. 지난 4월 28일 개봉한 영화 ‘평평남녀’는 김수정 감독의 전작 ‘파란 입이 달린 얼굴’에 이어, 부산 최초의, 그리고 아직 유일한 배급사인 ‘시네소파’에서 배급한 영화다.
‘평평남녀’ 한장면.
‘파란 입이 달린 얼굴’은 제목처럼 범상치 않은 영화였다. 보는 내내 몹시 힘들고 괴로워 나만 당할 수 없다는 마음으로 열심히 추천하고 다녔다. 되도록 많은 사람이 보고 나처럼 괴롭고 외롭고 쓸쓸해졌으면 좋겠다는 작고 소중한 바람이었다. 그럼에도 끝까지 도주하지 않고 관람하는 것이 가능했던 건 김수정 감독 특유의 이상야릇한 유머가 곳곳에 숨어 있기 때문이었다.

‘평평남녀’는 상대적으로 훨씬 편하고 웃기고 재미난 영화였지만, 마치 뻔뻔하게 사내 연애를 다룬 알콩달콩한 로맨틱 코미디인 척하는 포스터와 예고편을 보고서도 나는 결코 방심하지 않았다. 김수정 감독이 결코 그럴 리가 없다는 믿음이 있었고. 예상은 적중했다. 맛이 간 사람들에 대해 관심이 많다는 김수정 감독의 얘기처럼, 분명 맛이 갔지만 주변에 아는 누군가의 얼굴이 떠오를 정도로 살짝 맛이 간 인물들은 역시 흔한 드라마들처럼 로맨틱하지도, 성공적이지도 않은 연애와 일을 병행한다. 그리고 결국 그들의 연애는 제목처럼 평평하지도 않았다.

많은 이들이 직접 감상하고 확인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구체적인 스토리를 이 글에서 펼치지는 않겠지만, 흔한 로맨틱코미디 영화나 드라마에선 결코 볼 수 없는 현실적인 액션 장면이 몹시 인상적이었다. 김수정 감독의 영화 ‘평평남녀’는 마치 쓴 약을 감싸는 설탕 옷처럼 강렬한 메시지를 로맨틱코미디의 외피 속에 스마트하게 감춰두었다, 아무래도 이 영화는 넷플릭스로 공개해 한국뿐만 아니라 세계 각국의 남성들이 관람할 수 있도록 하는 게 좋겠다.

아마도 여성들이 무슨 이유로 화를 내고 있는지 남성들이 조금은 더 이해할 수 있게 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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