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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도 꺾지 못한 열정…부산아시아영화학교 졸업생 스토리가 ‘영화’다

2년 만에 문 연 AFiS 아카데미, 온·오프라인 과정 졸업식 개최
박지현 기자 anyway@kookje.co.kr | 2021.11.28 19:29
- 내전·코로나 등 우여곡절 극복
- 17개국 24명 영화 인재 배출

코로나19도, 전쟁도 영화에 대한 열정을 꺾을 수는 없었다. 올해 부산아시아영화학교(Busan Asian Film School, 이하 AFiS)를 졸업한 아시아 청년 영화인들의 이야기다.
26일 부산 수영구 부산아시아영화학교에서 열린 국제 영화비즈니스아카데미 졸업식에 참석한 교육생과 교수, 시·영상위 관계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김종진 기자
지난 26일 AFiS 국제 영화비즈니스 아카데미 4기 졸업식이 수영구 광안동 AFiS 스튜디오에서 열렸다. 지난해 코로나19로 취소됐던 이 아카데미는 올해 2년 만에 17개국에서 온 24명의 졸업생을 배출했다. 이날 졸업식은 온·오프라인으로 동시에 진행됐다. 심화과정 교육생 10명이 현장에 참석했고, 코로나19로 신설된 온라인 랩과정 교육생 14명은 라이브 중계 화면을 통해 졸업식을 함께했다.

학생들이 영화학교를 졸업하기까지 겪은 우여곡절은 이미 그 자체로 ‘영화’였다. 졸업생 타인트 샌디는 올해 초 쿠데타 이후 군부와 이에 저항하는 민주화 세력이 사실상 내전에 접어든 미얀마 출신이다. 부산에 오기 위해 대사관을 10번이나 찾아갔지만 불안한 정치 상황 속에 끝내 비자를 받지 못하고 온라인 과정에 참여했다. 그는 매 수업마다 군부가 언제 인터넷을 끊을지 모른다며 가슴을 졸여야 했다.

7년째 내전 중인 예멘 출신 라미아 알리는 가족을 예멘에 두고 혈혈단신으로 이집트에 망명한 뒤 영화의 꿈을 안고 부산에 왔다. 한국에 오기까지 무려 2박 3일이 걸린 레바논 출신 파스칼 아스마르도 있다. 대부분 처음 한국에 오는 이들은 코로나19 방역 지침에 따라 부산 땅을 밟기까지 14일간 자가격리도 거쳐야 했다. 인천에 원룸을 구해 배달 등으로 끼니를 때우며 버틴 것도 영화에 대한 열의가 없으면 불가능한 일이었다.

이날 졸업식에서는 우수한 역량을 보인 교육생에 대한 시상도 진행됐다. 최우수 학생에게 주어지는 AFiS상은 말레이시아의 추 문 벨이 받았다. 부산영상위원회의 장비를 무상으로 대여할 수 있는 바우처가 수여됐다. 추 문 벨은 “교육 과정은 끝나지만 우리의 여정은 이제 시작이다. 2년 뒤 부산에서 내 프로젝트의 결과물을 선보일 수 있길 바란다”고 말했다. BFC상은 카자흐스탄의 아셀 아우샤키모바, 태국의 나팟 탕상아에게 돌아갔다. 특별상은 베트남 응우옌 레 항, NAPNet상은 레바논의 파스칼 아스마르에게 주어졌다.

2017년부터 AFiS 국제 영화 비즈니스 아카데미에 재직 중인 달시 파켓 교수는 “아시아에서 프로듀싱을 배울 기회가 많지 않은데 AFiS는 굉장히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면서 “부산이 진정한 영화의 도시가 되기 위해서는 교류가 중요하다. 이런 교육 프로그램을 통해 아시아 영화인들이 부산과 친밀한 관계를 형성하고 후반작업이나 한국 프로듀서와의 합작 가능성을 높이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부산시가 사업비를 지원하고 부산영상위원회가 위탁·운영하고 있는 AFiS는 아시아 영화산업의 동반 발전을 위한 영화인력 양성을 목표로 2016년 10월 설립됐다. 국제 영화비즈니스 아카데미는 AFiS의 핵심 프로그램이다. 아시아 영화 인재를 선발해 6개월간 무료로 영화 프로듀싱과 프로젝트 기획·개발 교육을 하고 항공권·기숙사를 제공한다. 시 영상콘텐츠산업과 김도남 과장은 “부산에서의 경험이 영화인으로 성장하는 데 의미 있는 시간이 되었을 것이라 믿는다. 영화제작이나 관광을 위해 부산을 꼭 다시 찾아주고 홍보도 많이 해달라”고 졸업생에게 당부했다.

박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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