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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지 국유화·화폐 감가상각 도입이 양극화 해소 열쇠

자연스러운 경제질서- 질비오 게젤 지음 /질비오 게젤 연구모임 옮김 /클 /2만 원
최영지 기자 jadore@kookje.co.kr | 2021.10.21 19:25
- 불평등 낳은 불로소득·토지 소유
- 토지 사유 금지로 빈부 격차 줄여
- 가치 감소 화폐로 자본 특권 철폐

자신이 노력한 만큼 돈을 벌고 그 부를 축적하며 자유롭게 살아가는 것이 자본주의라면 빈부격차는 있을 수 있겠지만 노력에 따라 차등하는 삶에 대한 불만이나 사회 불안은 줄어들 수 있다. 하지만 부를 쌓는 데는 내 능력만이 필요한 것이 아니다. 소위 금수저, 다이아몬드 수저 등 이미 부모로부터 받아서 그 토대위에서 삶을 시작하는 이들과 흙수저,무수저 등으로 부모로부터 받은 것은 빚 뿐이거나 희망을 가지기엔 너무나 힘든 사람들 간에 차이가 이미 있는 것이 문제다.

저자는 우리사회에 만연한 두 가지 불로소득 특권, 토지의 사적 소유에서 생겨나는 임대료와 화폐를 쌓아두면서 생기는 이자소득을 지적했다. 이 두가지 문제의 근본적인 해결을 위해 ‘자유토지’와 ‘자유화폐’ 라는 개념을 만들어 토지개혁과 화폐개혁을 주장한다.

저자는 자유토지 라는 개념을 설명하면서 토지는 지구에 속한 것이지 지구와 관련해서는 어떤 민족의 권리도, 어떤 주권국가의 특권도, 어떤 국가의 자결권도 없다고 주장했다. 우리는 단지 지구에 살고 있을 뿐 영유권은 민족 단위가 아닌 개인에 있다는 말이다. 그러므로 어떤 나라도 국경을 만들고 관세를 부과할 권리가 없고 하나의 구체로 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자유토지는 전 세계적인 자유무역으로 모든 관세가 완전히 제거된 상태이기도 하다. 이와 함께 자유토지는 국유화된 토지로 국가가 채권을 발행해 사유지를 매입하고 토지 사용자들에게 임대료를 받는 것이다. 개인이 토지를 소유하고 자녀나 배우자에게 양도하거나 상속하는 일 따위를 아예 불가능하게 만든 것이다. 토지의 사유화가 불가능하면 부의 세습의 규모가 완전히 달라져 빈부의 격차도 많이 줄일 수 있다.

자유화폐는 일방적인 상품들처럼 시간이 지남에 따라 가치가 줄어드는 화폐를 가리킨다. 화폐 소유자가 통화 스탬프를 부착해야 지폐의 액면을 유지할 수 있게 하는 것이다.매주 액면의 0.1퍼센트, 즉 연간 5.2퍼센트를 화폐 소유자 비용으로 감가한다. 대부분의 노동생산물은 상당한 보관유지비용이 필요하고, 설사 그 돈을 들이더라도 상품이 점진적으로 소멸되는 것을 막을 수 없다. 하지만 화폐는 이런 손실이 없으므로 상거래에서 상품을 소유한 쪽이 늘 서두르고 화폐를 가진 자본가는 기다릴 여유가 있다. 그래서 가격협상이 결렬되면 손해를 보는 것은 언제나 상품소유자, 넓은 의미의 노동자이기 때문이다. 자유화폐는 이런 자본가의 특권을 없애기 위한 새로운 개념이다.

이론적으로만 가능하지 않을까 싶지만 1929년 대공황 직후 1932년 오스트리아 뵈르글 시가 노동증서라는 시한부화폐를 도입해 실업 문제를 해결하는 대성공도 거두었다. 이후 이를 모방하려는 도시들이 늘어나자 이 운동의 확산을 우려한 국가권력과 금융자본은 화폐발행이 중앙은행의 독점적 권리라고 주장하며 이를 금지해 14개월만에 중지됐다.

책을 펴낸 저자들은 각자 사회생활을 하다 5년전 독서토론모임에서 다시 뭉쳐 이 책을 만났다. 그들은 저자의 ‘세상을 이롭게 하는 실천적 지혜’에 동의해 1년 여간 번역한 뒤 내놓으면서 “이 책이 현 경제체제의 불공정과 불평등의 원인을 이해하는 길잡이가 되었으면 한다”는 바람을 전했다.

최영지 기자 jadore@kookj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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