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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류 구하라…지구 향하는 소행성 궤도 바꾸려 우주선 충돌

나사 첫 ‘지구방어’ 실험
이선정 기자 sjlee@kookje.co.kr | 2022.09.27 19:49
- ‘다트’ 작년 11월 로켓 실려 발사
- 지구 밖 1120만㎞ 거리 우주서
- 지름 160m 소행성 충격에 성공
- 궤도 변화 여부 확인 2년 걸려

지구를 향해 돌진하는 소행성을 폭파시켜 지구와의 충돌을 막는다는 내용의 영화 ‘아마겟돈’‘딥 임팩트’가 현실이 됐다. 지구 충돌 가능성이 큰 소행성에 우주선을 충돌시켜 궤도를 바꾸는 계획을 실증하는 인류 최초의 소행성 방어 실험이 27일 지구에서 약 1120만㎞ 떨어진 심우주에서 성공했다.
미국항공우주국(NASA·나사)은 ‘쌍(雙) 소행성 궤도수정 실험(DART·Double Asteroid Rendezvous Test, 이하 다트)’ 우주선이 이날 오전 8시14분(한국시간) ‘운동 충격체(kinetic impactor)’가 돼 시속 2만2530㎞(초속 6.25㎞)로 지름 160m의 목표 소행성 ‘다이모르포스(Dimorphos)’에 정확히 충돌하는 데 성공했다고 밝혔다. 우주선은 충돌 직전 다이모르포스와 약 1.2㎞밖에 떨어지지 않은 780m 크기의 ‘디디모스(Didymos)’를 지난 뒤 자갈이 깔린 다이모르포스의 표면 이미지를 생생하게 마지막으로 전송하고 신호가 끊겼다. 다트 우주선이 보낸 이미지에서 다이모르포스의 모양과 표면이 처음으로 확인됐는데, 앞서 소행성 탐사가 이뤄진 ‘베누’나 ‘류구’와 비슷했다.

다트 우주선은 지난해 11월 말 팰컨9 로켓에 실려 발사됐다. 약 10개월 만에 먼 우주 목표체에 다가간 다트 우주선은 충돌 4시간 전 약 9만 ㎞ 밖에서 스마트 항법 비행체제로 전환한 뒤 관제팀 개입 없이 카메라에만 의존, 점으로만 확인된 쌍소행성계를 향해 자율비행해 정확히 충돌했다. 나사는 충돌 1시간 전부터 유튜브 TV 등을 통해 하나의 점에서 두 소행성이 식별되고 표면이 화면을 가득 메울 때까지 1초마다 전송돼온 다이모르포스의 이미지를 실시간으로 공개하며 충돌 과정을 생중계했다. 충돌 직후 이미지 송신이 끊기자 나사 직원들은 기립박수를 치며 ‘딥 임팩트’ 성공을 자축했다.

다트 우주선 충돌로 다이모르포스의 궤도가 실제 바뀌었는지는 앞으로 수주에 걸쳐 지상과 우주망원경 관측을 통해 확인된다. 다이모르포스는 디디모스를 11시간55분 주기로 공전하는데, 이번 충돌로 약 1%인 10분가량 공전주기가 짧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디디모스와 다이모르포스는 지구에 4800만㎞ 이내로 접근하는 지구 근접 천체(NEO)로 분류됐지만 지구 충돌 위험은 없을 것으로 나사는 본다.

다트 우주선 충돌 이후 상황은 이탈리아우주국의 큐브샛 ‘리시아큐브’가 촬영, 지구로 전송하게 된다. 두 대의 광학카메라를 장착한 리시아큐브는 지난 11일 다트 우주선에서 떨어져 나와 약 1000㎞의 거리를 두고 뒤따라왔다.

이번 다트 프로젝트에는 총 3억800만 달러(4300억 원)가 투입됐다. 또한 나사는 2년 뒤 유럽우주국(ESA)과 ‘헤라(HERA) 미션’을 통해 정확한 결과를 확인한다. 우주선 본선과 큐브샛 두 대가 2026년 디디모스와 다이모르포스 궤도에 도착해 충돌구 크기와 분출량, 궤도 변화 등을 정밀하게 관측하게 된다.

소행성 충돌로부터 지구를 방어하는 실험이 이번에 인류 역사상 처음으로 이뤄졌고, 또 성공했다는 점에서 큰 진전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빌 넬슨 NASA 국장은 “우리는 행성 방어가 지구 차원의 노력이며 우리 행성을 구하는 것이 가능하다는 점을 보여줬다”고 강조했다.

나사는 이번 실험 결과를 소행성으로부터 지구를 방어하는 전략을 수립하는 데 활용할 예정이다. 약 6600만 년 전 일어난 공룡 멸종이 소행성 충돌에 의한 것으로 추정되는 데다 아포피스 베누 같은 소행성이 지구로 근접 중이고, 2013년 러시아 첼랴빈스크 상공에서 지름 18m의 소행성이 폭발해 1600여 명의 사상자가 발생하는 등 실제 사고까지 일어나면서 소행성 충돌 방어 전략이 활발하게 연구된다. 약 2만 년에 한 번꼴로 충돌할 수 있는 140m급 소행성은 2만5000개가량 있는 것으로 추정되지만 현재 확인된 것은 1만 개밖에 안 돼, 충돌 위험성에 관한 빠른 확인이 필요한 상황이다. 약 100년에 한 번꼴로 지구와 충돌할 수 있는 25m급 소행성은 약 500만 개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되지만 지금까지 발견된 것은 0.4%에 불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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