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화금융사기(보이스피싱) 범죄 조직에 대포 통장을 대량으로 공급한 것도 모자라 수십억 원에 이르는 범죄 수익금의 세탁을 도운 일당이 무더기로 경찰에 붙잡혔다.

경남경찰청 광역수사대는 사기, 전자금융거래법 위반 등 혐의로 통장 유통 총책 A(30대) 씨 등 20명을 검거해 송치했다고 15일 밝혔다. 이 중 12명은 구속 상태로 검찰에 넘겨졌다.

A 씨 등은 지난해 11월부터 지난 3월까지 유령 법인 명의로 만든 대포 통장 70여 개를 이용해 보이스피싱 피해금 46억 원을 입금받은 뒤 여러 차례 계좌 이체를 거쳐 인출한 혐의를 받는다.전북 군산시와 익산시에서 조직폭력배로 활동 중인 이들은 통장 공급 조직(15명)과 세탁자금 인출 조직(5명)으로 역할을 나눠 움직였다. 공급 조직이 대포 통장을 만들어 인출 조직에 전달하면 인출 조직은 보이스피싱 범죄 조직에 계좌를 제공했다. 이후 인출 조직은 계좌로 입금된 피해금을 4차례 세탁한 뒤 현금화하거나 상품권으로 바꿔 보이스피싱 조직에 다시 전달했다. A 씨 등은 이런 방식으로 피해금의 2%를 수수료 명목으로 챙겨 총 6억여 원의 부당 이익을 얻었다.

경찰은 보이스피싱 조직의 총책 등을 추적 중이다. 보이스피싱 조직은 과거 주식투자로 손실을 본 사람에게 접근해 가상자산(코인)으로 손실을 보전해주겠다며 신분증과 개인·금융 정보 등을 요구했다. 이를 이용해 금융기관으로부터 받은 대출금을 피해자에게 입금해 신뢰를 쌓은 뒤 더 큰 금액을 다시 투자하도록 유도해 가로챘다. 현재 드러난 피해자는 109명에 이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