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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시민공원 3m 파니 ‘기름 범벅’

아트센터 건립 부지서 발견…토양오염 기준치 3배 초과
공사 중단 … 내일 정밀조사
市, 10년전 정화 부실 의혹
신심범 기자 mets@kookje.co.kr | 2021.05.04 22:17
4일 오후 부산시민공원 국제아트센터 공사현장 모습. 김성효 전문기자
부산시민공원 내에 건립 중인 부산국제아트센터 부지가 기름에 오염된 것으로 확인됐다. 시민공원 조성 당시 부산시가 토양 정화 작업을 허술하게 진행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된다.

4일 부산국제아트센터 시공사 ㈜태영건설컨소시엄은 공사 부지의 토양 오염을 조사한 결과, 우려 기준치의 3배를 초과해 부산진구에 통보했다고 밝혔다. 부산진구는 공사를 중지시킨 뒤 토양 정밀 조사를 명령했다. 정밀 조사는 6일 신라대 연구팀이 수행한다. 조사에서 기준치 이상의 오염이 확인되면 아트센터 부지 2만9708㎡와 경계 부지에 대한 정화작업을 해야 한다.

태영건설과 부산진구의 설명을 종합하면, 시공사는 지난달 6일 터파기 작업을 위해 굴착 공사를 진행했다. 3m 정도 파내자 땅에서 기름 냄새가 올라왔다는 것이다. 시공사는 토양 오염을 의심해 굴착된 부지를 대상으로 자체 시료 조사를 벌였다. 그 결과 토양에서 기준치를 초과하는 중질유가 검출됐다. 토양환경보전법상 1급지인 공원의 석유계총탄산화수소(TPH) 기준치는 500이다. 이번 시료 조사에서 검출된 양은 이를 3배 이상 초과하는 1600TPH다.

시민공원 땅 일부가 기름에 오염된 사실이 드러나면서, 공원 일대 토양의 오염이 완전히 제거되지 않았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시민공원 부지는 1950년 9월부터 2006년 8월까지 미군 하야리아 부대의 기지로 쓰였다. 시민공원이 생기기 전인 2011년 7월에는 부산시가 130억 원을 들여 전체 53만3000㎡ 중 오염이 확인된 7만4000㎡에 정화 작업을 했다. 그러나 2013년 시민공원 조성 작업 당시에도 여전히 기름으로 범벅이 된 새까만 흙이 드러나기도 했다. 이 때문에 정화 작업이 허술했다는 지적이 이어졌다.

매년 800만 명이 찾는 시민공원에서 광범위한 토양 오염이 확인되면 지역사회에 큰 파장이 일 것으로 보인다. 2014년 5월 시민공원 개장 이후 이곳에서 건축 공사가 이뤄진 건 아트센터가 처음이다. 조성 당시 정화 작업이 부실하다는 의혹이 제기됐는데도 시가 공원 조성 작업을 강행했고 뒤늦게 ‘오염이 여전하다’는 점이 확인됐다는 점에서 공원 전체에 대한 정밀 조사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초록생활 백해주 대표는 “허남식 부산시장 때 임기 내 정화 작업 완료를 위해 서두른 탓에 작업 대상에서 누락된 땅이 있다. 주변 지역 여러 곳에서 똑같은 오염 사실이 발견될 개연성이 높다”며 공원 전반에 대한 조사가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당시 시는 시민공원과 규모가 비슷한 경기 의정부 카일 미군기지 정화작업(24개월)보다 8개월가량 기간을 줄였다며 자화자찬식의 태도를 보였다.

부산진구 관계자는 “시공사가 작업 과정에서 기름을 흘렸을 경우를 포함해 여러 가능성이 있다. 현 상황에서 10년 전 토양 정화 작업이 부실했다고 단정할 순 없다. 정밀 조사 결과를 봐야 한다”고 말했다. 신심범 기자 mets@kookj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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