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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옥재의 스마트 라이프] '에어팟 프로 2세대' 써보니...공간음향 애호가에 '굿'

일주일간 애플로부터 대여 체험
ANC, 적응형 주변음 허용 특징
소음 걸러 개인 맞춤형 음향 제공
웅장한 영화, 비트 큰 음악 시너지
애플생태계 진입땐 비용상승
정옥재 기자 littleprince@kookje.co.kr | 2022.12.07 07:03
애플 무선이어폰 에어팟(AirPods)은 아이폰과 강력하게 엮인 무선 이어폰 제품군이다. 기자는 최근 출시된 ‘에어팟 프로(Pro) 2세대’를 애플 코리아로부터 약 일주일간 빌려 체험했다. 에어팟 ‘프로’는 일반 모델과 달리 ‘액티브 노이즈 캔슬링(ANC·소음 제거)’, ‘적응형 주변음 허용’ 기능이 적용된 에어팟의 최상위 모델이다.
에어팟 프로 2세대 제품. 정옥재 기자
에어팟 프로 2세대와 연결될 스마트폰 화면(위). 에어팟 충전 상태를 한 눈에 볼 수 있다. 정옥재 기자
● 착용하면 ‘다른 세상’

기자는 에어팟 프로 신제품을 처음 착용했을 때 ‘전혀 다른 세상’으로 빨려 들어가는 느낌이 들었다. 폰에서 액티브 노이즈 캔슬링, 끔, 적응형 소음 허용 모드를 각각 누르면 누를 때마다 소음 제거 정도가 확연히 구분됐다.

카페에는 손님과 직원 목소리, 배경 음악, 머신 작동 소리를 비롯한 많은 소음이 있는데 에어팟 프로를 착용하면 갑자기 소음이 사라진다. 폰에서 설정을 노이즈 캔슬링으로 바꾸면 대부분 소음이 차단된다. 카페에서 캐럴을 틀어놓았다면 캐럴 가수의 목소리가 약하게 들릴 뿐이었다.

에어팟 프로 신제품은 얼굴 정보를 입력해 개개인에 맞는 ‘맞춤형 공간 음향’을 제공한다. 기자는 이 공간 음향을 체험하기 위해 ▷ 음악 스트리밍 앱 스포티파이로 블랙핑크의 BORN PINK(두 번째 정규 앨범) ▷ 애플 TV+의 다큐멘터리 ‘패덤(Fathom) ▷유튜브의 베토벤 운명 교향곡(카라얀 지휘) 등을 감상했다.

먼저 스포티파이 앱으로 블랙핑크의 BORN PINK에 수록된 곡을 청취했다. 이 앨범에서는 강렬한 비트, 한국의 전통 악기, 4명의 보컬이 어우러졌다. 두 번째 곡 ‘Shut Down’에서 중저음 비트가 등장할 때 머리 뒤에서 웅장하게 두드리는 느낌을 줬다.

애플 TV+ 앱에서는 다큐멘터리 ‘패덤’을 감상했다. 두 생물학자가 고래들의 복잡한 언어를 해독하는 과정을 그렸다. 처음부터 끝까지 고래 울음이 배경으로 깔리는데 이 울음소리가 바닷소리와 동시에 들리고 내레이션도 이어진다. 고래 울음, 바닷소리, 내레이션 이 세 사운드를 개별적으로 잡아낸다. 실내에서 ‘패덤’을 감상하기 위해 이어폰을 착용했더니 스마트폰에서 들리는지, 이어폰에서 들리는지 처음에는 구분하기 어려웠다.

기자는 또 애플 TV+에서 톰 행크스 주연의 애플 오리지널 필름 ‘그레이하운드(제2차 세계대전 실화 바탕)’를 감상했다. 그레이하운드 역시 해양에서의 항해 장면, 전투 장면, 배경음악이 깔려 있고 인물 대사가 계속 이어지기 때문에 입체 음향을 테스트하기 좋은 작품이다. 대사는 폰 화면 쪽에서 나오는 것 같고 바닷소리와 같은 배경음은 귀와 몸 뒤쪽에서 들리는 느낌이었다. 이처럼 에어팟 프로에 관심을 갖는 이는 복합 음향을 입체적으로 듣고 싶거나 흥미 있는 이에게 적합할 것 같았다.

카라얀이 지휘한 베토벤 교향곡 운명에서는 여러 악기들이 화음을 내는 첫 부분과 중저음이 이루어진 부분에 집중했다. ‘공간 음향을 강조하지 않는’ 다른 제품과 비교했다. 에어팟 프로와 아이폰 14 조합에서는 이어폰 팁의 밀착도가 보다 강했고 주변 소음을 더 제거하는 방식이었다. ‘공간 음향’이란 청취자가 여러 방향에서 소리를 듣도록 설계한 사운드 기술이다.

에어팟 프로 신제품을 실내에서 착용하면 실내에서 다른 잡음(TV 소리)은 대부분 제거되고 다른 가족의 목소리만 작게 들렸다. TV 음향 역시 극 중 인물의 목소리가 작게 들리는 정도였다. 이어폰을 귀에서 빼면 작동이 멈추는데 이어폰을 끼었을 때와 뺐을 때의 세계는 확연히 구분된다.

예를 들어 퇴근 후 설거지를 해야 하는 직장인이라면 설거지를 하면서 에어팟 프로와 아이폰을 연결해 음악 감상을 하거나 영화를 보거나 스포츠 경기를 시청하면 몰입감이 높아질 것 같았다. 설거지는 다양한 소음이 발생하는데 이때 대부분 소음을 에어팟 프로가 차단하고 본질적인 소리에 집중하도록 돕는다. 설거지 할 때에는 물소리 정도만 약하게 들린다.
에어팟 프로 2세대의 공간 음향을 경험하기 위해 애플 TV+ 시리즈 다큐멘터리 ‘패덤’을 감상했다. 정옥재 기자
에어팟 프로 2세대 충전용 케이스 하단 모습. 라이트닝 충전 단자와 스피커가 달렸다. 이 스피커에서는 충전 시작음, 케이스 찾기 때 직접 소리를 낸다. 정옥재 기자
에어팟 프로 2세대 제품에 들어 있는 이 어팁. 가장 작은 XS부터 총 4개(이어폰 부착된 것 포함)를 활용할 수 있다. 정옥재 기자
● 마스크 쓰고 통화할 때엔

무선 이어폰 품질은 마스크를 쓰고 사람이 많은 곳에서 전화 통화를 할 때 확연히 구분된다. 기자는 지난주 퇴근길 6차선 도로변에서 마스크를 착용한 채 지인에게 전화를 걸었다. 통화 상대방은 ‘잡음이 들린다’는 얘기를 하지 않았다. 교통이 많은 도로변에서 마스크를 쓰고 무선 이어폰으로 통화를 하는 상황, 사람이 많은 카페에서 마스크를 쓰고 통화를 하는 상황은 아주 복잡하고 무선 이어폰이 깨끗한 음질을 유지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이때에는 마스크를 썼더라도 목소리를 평소처럼 크게 했기 때문에 에어팟 프로로 들리는 목소리를 평상시처럼 잡아낼 수 있었을 것으로 생각됐다.

지난 5일 오전에는 힙합 음악이 작지 않게 들리는 한 카페에서 마스크를 쓰고 통화를 시도했다. 통신사 상담원과의 통화였는데 이 상담원은 ‘통화 음질이 좋지 않다’는 얘기를 하지 않았다. 그래서 ‘통화 잘 들리나요?’라고 한 번 물었더니 그제야 ‘약간 울려서 들린다’고 했고 ‘힙합 음악은 들리느냐’고 물었더니 ‘들리지 않는다’는 답이 돌아왔다. 마스크를 쓰게 돼 얼굴과 턱선이 아이폰에서 기억됐던 것과 조금 달라졌고 마스크 안에서 보이스가 뭉쳐졌기 때문이라 생각됐다.

에어팟 프로 신제품은 이어폰 하나에 마이크 3개가 각각 달렸고 가속도 센서가 보이스 방향을 감지하고 이를 잡아낸다. 이 제품에는 H2 칩(차세대 애플 실리콘)이 탑재돼 전력 효율성, 연결성을 높여준다. 이어폰과 같은 작은 기기에 H2처럼 강력한 칩셋이 탑재된 것은 처음이다.

● 아이폰과 한 몸

에어팟 프로는 아이폰 사용자에게 프리미엄 공간 음향을 제공하는 게 가장 큰 특징으로 여겨졌다. 에어팟 프로는 오로지 아이폰에 연결됐을 때 음향 체험이 극대화된다. 에어팟 프로 2세대는 무엇보다 TrueDepth 카메라(얼굴에 수천 개의 점을 쏘아 3차원 얼굴 지도를 만들어 분석함)가 장착된 아이폰 10 이상의 제품, 아이폰 운영체제 ios 16 이상을 지원하는 아이폰(아이폰 8 이상)에서 사용하면 ‘보다 진전된 공간 음향’을 느낄 수 있다. 에어팟 프로 신제품을 제대로 체험하기 위해 아이폰 14 플러스도 빌렸다.

에어팟 프로를 처음 사용하면 아이폰에서 양쪽 귀, 얼굴 모양을 촬영한다. TrueDepth 카메라가 페이스 ID를 만들 때처럼 3차원 얼굴 정보를 입력해 공간 음향을 구현하기 위해서다. 에어팟이 글로벌 프리미엄 오디오 브랜드 젠하이저, 보스, 소니 등의 무선 이어폰 모델과 다른 점이다. 음향에 영향을 주는 신체 정보를 취득하고 이를 분석해 최적의 음향을 전달한다고 한다. 이어 팁은 XS(가장 작음)까지 크기별로 4개를 제공하는 등 디테일도 강조한다. 이어 팁이 제대로 귀에 밀착됐는지 폰에서 확인할 수 있다.

● 다른 사항은

애플 제품은 생태계가 잘 갖춰져 있고 생태계 내에서 강력한 호환성을 갖춘 게 강점이다. 이 강점은 약점으로도 작용한다. 에어팟 프로를 구입했다면 이 제품을 보다 잘 활용하려면 애플 OTT인 ‘애플 TV+’, 음악 스트리밍 ‘애플 뮤직’을 듣는 게 유리하다. 그렇지만 이미 다른 앱을 이용한다면 비용 문제가 발생한다. 처음 몇 개월은 무료이지만 무료라는 것을 믿고 있다가 어느 순간에 자신도 모르게 구독료가 빠져나간다.

에어팟 프로 신제품도 마찬가지다. 이 제품은 30만 원대 중반이다. 글로벌 프리미엄 무선 이어폰 제품군 가운데에서는 비싼 가격은 아니지만 애플 생태계에 진입하기 시작하면 하나 둘 구독, 구입하다 보면 비용이 점점 늘어난다.

에어팟 프로는 소비자가 이 상황을 고려한다면 힙합, 클래식을 비롯한 음악을 진정으로 즐기고 입체감 있는 영화를 좋아하는 아이폰 사용자에게 보다 적합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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