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지역 관광서와 도서관, 공공기관 등이 만성적인 주차난으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법정 기준으로 주차면수를 갖춰도 방문객 차량을 모두 수용할 수 없기 때문이다. 게다가 일부 운전자의 ‘민폐 주차’로 다른 이용자의 불편이 커진다.

일부 이용자들의 ‘민폐 주차’로 공공도서관 등의 주차난이 가중되고 있다.

필자가 근무하는 도서관은 하루 이용객이 수백 명에 달한다. 하지만 법정 주차 허가 면수는 장애인주차구역을 포함해 6면에 그친다. ‘주차장이 협소하니 대중교통을 이용해 달라’고 안내하지만, 승용차를 타고 오는 시민이 많다. 그러다 보니 이중주차는 기본이고, 때로는 삼중 주차까지 등장한다.

질서 의식의 부재는 주차난을 가중시킨다. 대표적인 예가 앞쪽에 차를 대고 뒷 공간을 비워두는 행위다. 주차 공간이 있어도 주차할 수 없는 운전자는 불만을 터뜨린다. 연락하면 “금방 나간다” 는 답이 돌아오지만, 그 짧은 몇 분 사이에도 불편함을 겪는다. 본인 기준의 ‘금방’은 타인에게는 불편이다.

연락처 문제도 심각하다. 뒤차가 나가기 위해 연락처를 찾으면 전화번호가 없거나, 전화해도 안 받는 경우가 흔하다. 결국 뒤 차량 운전자는 발만 동동 구르게 된다. 이중주차를 하면 연락처가 잘 보이게 되어있는지도 확인하고, 모르는 번호의 전화도 즉시 받는 자세가 필요하다.

장애인주차구역에서는 더 미묘한 문제가 발생한다. 실제 장애인이 탑승하는 것보다, 장애인 명의 차량이지만 가족이 사용하는 경우가 많아 보인다. 담당 부서가 아니면 단속할 수도 없어 장애인이 불편을 겪을 수 있다. 게다가 공공기관 주차장을 ‘잠시 빌려 쓰는’ 사례까지 겹친다. 심지어 출입구를 막고 장시간 주차하는 경우도 있다. 일부 주민은 “주차장이 부족하다”며 부산시, 구청 등에 민원을 제기한다. 도서관 주변 도로에 불법주차를 했다가 단속당하면 항의한다. 책임은 행정기관이 아니라 이용자의 의식에 있다는 점을 인정하지 않으려 한다.

이쯤에서 공허한 질문을 던져보자. 아시아드주경기장 같은 대규모 공공시설을 허물어 주차장을 만들면 주차난은 해결될까?

답은 명확하다. 주차장을 늘리는 방식으로는 근본적 해결이 불가능하다. 더 많은 공간을 확보해도, 이용자의 행태가 바뀌지 않으면 주차난은 형태만 바꿔 반복된다. 공공 주차장의 부족은 공간의 문제가 아니라 질서와 문화의 문제다. 따라서 더 넓은 주차장보다 중요한 것은 대중교통 이용 확대, 기본적인 주차 질서 준수, 공유공간에 대한 시민 의식의 개선이 중요하다.

※시민기자면은 부산시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아 제작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