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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음 매끄럽게…정빙기의 위력

스피드스케이팅 男 500m 때 고장
결승경기 1시간30분 지연 해프닝
김희국 기자 kukie@kookje.co.kr | 2010.02.16 21: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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밴쿠버 올림픽 관계자들이 16일(한국시간) 밴쿠버 리치먼드 올림픽 오벌에서 열린 스피드스케이팅 500m 경기 도중 정빙기를 이용해 경기장을 정리하고 있다. 연합뉴스
16일 밴쿠버 동계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남자 500m 결승전을 지켜본 팬들은 모태범(21·한국체대)이 펼친 뜻밖의 질주에 환호하기도 했지만 한편으로는 이해되지 않는 풍경에 고개를 갸웃거리기도 했다. 더욱이 빙상장이 유난히 드문 부산팬들에게는 낯설기만 한 장면들이 잇따랐다.

먼저 정빙기 고장으로 경기가 1시간 30분 가량 지체됐다. 그런데 정빙기는 무엇에 쓰는 물건일까.

쉽게 표현하면 얼음판을 정리하는 기계다. 선수들이 날카로운 스케이트를 타고 얼음판 위를 누비다 보면 얼음이 패고 깎이는 것은 자연스러운 이치. 매끄러운 표면을 만들기 위해 정빙기가 투입된다.

정빙기는 얼음을 깎거나 물을 뿌려서 얼음판 위를 정리한다. 많이 팬 곳에 물을 뿌리면 불과 2~3분 안에 얼음이 언다. 보통 얼음판 밑에는 냉매 코일이 깔려 있고 냉매가 물을 얼음으로 만든다. 또 정빙기는 여기저기 흩어져 있는 얼음가루를 모으는 기능도 한다. 정빙기를 사용하는 얼음판 정비는 경기 전에 참가 선수들의 규모 등을 고려해 결정한다.
그렇다면 정빙기가 투입되지 않을 때는? 실제로 이날 중국 선수가 결승선 통과 직전 스케이트날을 잘못 찍어서 얼음이 심하게 패였다. 이럴 때는 얼음가루로 팬 곳을 덮고 액체 질소를 뿌리면 순간적으로 얼음이 언다. 이날도 대회 관계자가 얼음가루를 모아서 팬 곳에 뿌리는 장면이 목격됐다.

500m의 경우 1차 레이스 순위 역순으로 2차 레이스가 진행된다. 가장 기록이 뛰어난 선수들이 가장 늦게 출전하는데 앞선 선수들의 영향으로 얼음판의 상황이 좋지 않다. 그렇지만 기량이 좋은 선수들은 얼음판 상황에 크게 영향을 받지 않는다.

뒤에 출전하는 선수들은 다른 선수들의 경기 결과를 보고 출전하기 때문에 자신의 레이스를 적절하게 조절할 수 있다. 일종의 어드밴티지다. 결국 스케이트도 잘 타고 볼 일이다.

참고로 앞으로도 부산에서 모태범 같은 선수를 기대하기는 힘들 전망이다. 환경 때문이다. 국내에서 스피드스케이팅을 할 수 있는 정규 400m 트랙은 서울 태릉선수촌 한 곳뿐이다. 그래서 서울, 경기, 강원권 선수들이 강세다. 부산의 북구문화빙상센터는 쇼트트랙과 컬링, 피겨, 아이스하키 등만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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