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문화계는 지난 6월 개관한 ‘부산콘서트홀’을 보며 ‘하이엔드’ 공연장의 필요성을 확인했다. 2026년 새롭게 문을 여는 공연장·전시장을 향한 기대가 높아지는 이유이기도 하다.

지난 6월 개관한 부산콘서트홀 대공연장(콘서트홀). 김성효 선임기자

부산콘서트홀의 가장 큰 성과는 그간 부산에서 접하기 어려웠던 ‘월드클래스’ 공연을 유치하는 데 성공했다는 점이다. 피아니스트 조성진과 이탈리아 라 스칼라 필하모닉, 영국 런던 필하모닉, 네덜란드 로열 콘세르트헤바우 등 세계적인 연주단체와 연주자들을 부산에서 만날 수 있었다는 점은 전국 클래식 팬들의 관심을 끌었다.

이 같은 반응은 수치로도 입증된다. 클래식부산에 따르면 부산콘서트홀은 개관 6개월 만에 누적 관객 10만 명을 돌파했고, 평균 객석 점유율은 84.4%에 이른다. 신규 공연장으로는 이례적인 성과로, 그간 수도권에 집중됐던 대형 클래식 공연 수요가 지역에도 있다는 점을 보여줘 의미가 크다.

입문용 공연인 ‘HELLO’ 시리즈와 아카데미 강좌 등도 클래식 공연 진입 장벽을 낮추며 문화 저변 확대에 기여했다.

수준 높은 공연장이 들어서자 해외 기획사 및 연주자의 공연 제안이 이어지는 점도 고무적이다. 도쿄 필하모닉과 상하이 필하모닉 등 아시아 주요 오케스트라의 내한 공연을 비롯해 국내외 기획사의 러브콜이 잇따르고 있어 ‘클래식 전용홀’의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다만 안정적인 예산 확보 등 과제도 많다. 부산시가 매년 100억 원 이상을 부산콘서트홀 운영에 투입하고 있어 시의 재정 부담이 적지 않기 때문이다. 명성이 높은 공연에 집중하다 보니 지역 예술계와 접점이 부족하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클래식부산 박민정 대표는 “부산 시민에게 세계적인 수준의 공연을 계속 선보이면서 동시에 시즌단원제와 아카데미를 통해 지역 예술인과의 접점도 늘려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