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새도래지 길냥이 급식소 분쟁, 항소심도 “추가 설치 불허 적법”(종합)
동물보호단체 을숙도 설치 신청
이유경 기자 rglee@kookje.co.kr
| 2026.10.26 1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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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사하구 을숙도 철새도래지에 길고양이 급식소를 추가로 설치하지 못하게 한 국가유산청의 처분이 적법하다는 판결이 원심에 이어 항소심에서도 나왔다. 법원은 급식소 운영이 철새 생태계에 악영향을 미칠 우려가 있다고 판단했다.
26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고법 행정4-2부(이광만 문광섭 박연욱 부장판사)는 최근 동물학대방지협회가 국가유산청장을 상대로 제기한 국가지정유산 현상변경 불허 처분 취소 소송에서 1심과 같이 원고 패소 판결했다.
협회는 2016년 7월부터 지자체와 함께 을숙도 일대에 길고양이 급식소를 설치해 운영해 왔다. 을숙도는 국내 최대 철새도래지로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자연유산이다. 급식소 운영을 둘러싼 갈등은 2023년 10월 길고양이 증가로 생태계 훼손을 우려하는 민원이 국민신문고에 접수되면서 시작됐다.
국가유산청은 관할 지자체에 허가 없이 설치된 급식소를 철거하도록 요청했다. 지자체는 직접 설치한 급식소 15곳을 철거하고 협회에도 철거를 요구했다. 그러나 협회는 2024년 2월 급식소 추가 설치를 위한 현상변경 허가를 신청했다. 문화재보호법상 국가지정문화재의 현상을 변경하거나 보존에 영향을 미칠 우려가 있는 행위는 당국의 허가를 받아야 한다. 국가유산청은 현지조사에서 자연유산 보존에 악영향을 미칠 우려가 있다고 보고 신청을 받아들이지 않았다.협회는 이에 불복해 소송을 제기했다. 협회 측은 급식소를 운영한 약 8년간 길고양이 개체 수가 200마리에서 60마리로 줄고 철새 공격 빈도도 낮아졌다고 주장했다. 급식소를 철거하면 오히려 길고양이의 철새 사냥이 늘어나 생태계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1심 재판부는 해외 연구 결과와 전문가 조사 등을 근거로 국가유산청의 불허 처분이 타당하다고 봤다. 급식소가 길고양이 개체 수 증가를 유발해 철새 사냥 위험을 높일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개체 수 감소 역시 급식소 운영보다는 지자체 지원으로 시행된 중성화 수술의 영향으로 보는 것이 합리적이라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그동안 급식소 운영이 철새도래지 보존과 관리에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 않았더라도 향후 미칠 영향까지 단정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장기적으로 자연유산 보존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는 판단이다.
협회는 항소심에서도 기존 주장을 이어갔지만 법원의 판단은 달라지지 않았다. 항소심 재판부는 생태계가 한번 훼손되면 복원에 막대한 시간과 비용이 필요한 만큼 생태계에 미칠 영향을 예측할 때는 예방적 관점에서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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