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양수산부 부산 이전을 앞두고 지역 기초단체와 대학이 유치 경쟁을 벌이는 가운데 지역 학부모들까지 가세해 유치전이 뜨거워진다. 부산시는 해수부의 요청에 따라 부산지역 16개 구·군을 통해 해수부가 입주할 임차 건물 현황 조사에 들어갔다.

부산 강서구 학부모회가 30일 부산시의회에서 해양수산부 강서구 이전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전민철 기자 jmc@kookje.co.kr

부산 강서구 초중고 전·현직 학부모회장으로 구성된 강서구 학부모회는 30일 부산시의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해수부의 강서구 이전을 촉구했다. 민간단체가 해수부 이전을 촉구하고 나선 건 처음이다.

이들은 해운·항만 산업의 중심지인 강서구로 해수부가 와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쓰레기 매립장과 교도소 등 혐오시설이 몰려 있는 만큼 해수부 이전을 촉구할 권리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들은 “부산신항과 녹산산단, 가덕도신공항 배후 물류단지까지 집적돼 해운·항만 산업의 현재와 미래가 만나는 곳이 바로 강서구다. 해수부 이전지로 최적의 입지를 갖췄다”고 밝혔다. 이어 “조만간 강서구에 국제학교가 신설되고, 2029년 가덕도신공항이 개항되면 공항 철도 고속도로를 연결하는 탄탄한 교통망이 구축된다. 해수부 공무원과 그 가족이 안정적으로 정착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에 앞서 부산지역 각 기초단체와 대학은 해수부 유치를 위해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동구(부산항 북항) 영도구(동삼혁신지구) 강서구(부산항 신항) 중구 남구 등이 유치를 희망하고 있다. 구 차원에서 성명을 발표하거나, 기초의회가 속속 결의안을 채택하고 있다. 대학 중에서는 국립부경대가 용당캠퍼스에 해수부를 유치하는 계획을 검토 중이다. 이런 가운데 시는 임시 청사 찾기에 돌입했다. 해수부가 부산 청사에 정식으로 입주하기 전까지 임차 건물에서 업무를 봐야 하기 때문이다. 시는 해수부 요청을 받아 세종 청사와 동일한 1만4000㎡ 규모의 건물을 수소문 중이다. 해수부는 임시 청사로 사용하기 위해서는 단일 전용 공실 면적이 5000㎡ 이상은 돼야 한다고 본다. 이를 위해 시는 16개 구·군에 이용할 수 있는 공공 또는 민간 건물이 있는지 확인해달라고 요청했다.

시는 1일부터 ‘해양수산부 이전 지원팀’도 운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