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2분기 전국 가구의 실질소득이 제자리걸음에 머문 것으로 나타났다.

내수 부진 영향으로 저소득층의 근로소득과 사업소득이 급감하면서 ‘빈익빈 부익부’ 현상은 더 심해졌다. 가구의 실질소비지출도 4년 반 만에 가장 높은 감소율을 기록했다.

사진은 기사 내용과 관련이 없음. 국제신문DB

통계청은 이런 내용이 담긴 ‘2025년 2분기 가계동향 조사 결과’를 28일 발표했다.

우선 지난 2분기 전국 가구(1인 이상 가구·농림어가 포함)의 월평균 소득(근로+사업+재산+이전 등)은 506만5000원으로 지난해 2분기보다 2.1% 늘었다. 지난해 1분기(1.4%) 이후 5개 분기 만에 가장 낮은 증가율이다.

특히 물가 상승률을 고려한 실질소득 증가율은 올해 2분기 0.0%에 머물렀다. 실질소득이 정체됐다는 것은 벌어들인 돈보다 물가가 더 큰 폭으로 올라 가계의 실질적인 형편이 나아지지 않았다는 의미다.

실질소득은 지난해 1분기 1.6% 감소했으나 2분기 0.8% 늘었고 3분기부터 올해 1분기까지 3개 분기 연속 2%대 증가율을 나타냈다. 하지만 올해 2분기에는 5개 분기 만에 증가세가 멈췄다.특히 실질소득 가운데 사업소득이 1.9% 줄어 2023년 3분기(-3.8%) 이후 7개 분기 만에 가장 높은 감소율을 기록했다. 통계청은 “자영업자 감소가 사업소득이 줄어드는 요인이 됐다”고 분석했다. 내수 부진 장기화에 따른 자영업황 악화가 사업소득에 영향을 미쳤다는 것이다.

소득 분위별로 보면 소득 하위 20%에 속하는 1분위 가구의 근로소득이 지난해 2분기보다 7.3%나 줄었다. 같은 기간 2분위(4.5%) 3분위(6.2%) 4분위(2.9%) 가구의 근로소득이 모두 증가한 것과 대비되는 흐름이다.

소득 상위 20%에 속하는 5분위 가구의 근로소득도 올해 2분기 1.1% 줄었지만 감소율이 1분위만큼 높지는 않았다.

올해 2분기 ‘균등화 처분가능소득 5분위 배율’은 5.45배로 지난해 2분기(5.36배)보다 0.09배 확대됐다. 상위 20% 가구의 소득이 하위 20%보다 5.45배 더 많았다는 뜻이다. 결국 ‘소득 불균형’이 심해졌다는 의미로 볼 수 있다.

한편 올해 2분기 가구당 월평균 소비지출은 283만6000원으로 1년 전 같은 기간보다 0.8% 늘어나는 데 그쳤다. 특히 실질소비지출은 1.2% 감소했다.

이 감소율은 2020년 4분기(-2.8%) 이후 가장 높은 것이다. 아울러 지난 1분기(-0.5%)에 이어 2개 분기 연속 감소세(전년 동분기 대비)를 이어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