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4지방선거는 많은 화제를 낳았다. 천신만고 끝에 당선의 기쁨을 누린 이들이 있는 반면, 아쉽게 고배를 마신 후보도 적지 않다.
그중에서도 유독 눈에 띄는 낙선자가 있다. 주인공은 부산 경찰 수사·정보 통으로 불렸던 이갑형(59·사진) 전 총경이다.
1981년 특차 간부후보 1기로 임용돼 부산 중부경찰서에서 공직을 시작한 이 전 총경은 수사와 정보 분야에서 탁월한 능력을 보이며 굵직굵직한 사건을 해결했고, 2009년 부산 중부경찰서장 시절에는 신창동 '가나다라 실내실탄사격장 화재' 사건을 신속하게 처리해 호평을 얻었다.
경찰 선후배 사이에서 신망이 두터운 그는 경찰 생활 대부분을 부산과 울산 등지에서 보냈다. 부산이 제2의 고향이나 다름 없다.
그런 그가 지난 3월 33년의 공직을 접고 고향인 경북 영양에서 군수 선거에 출사표를 던졌다. 당시 경찰 후배들을 비롯해 주변에서는 만류했다.
하지만 이 전 총경은 "내 삶의 끝부분은 영양에서 펼치겠다는 나 자신과의 약속을 지켜야 한다"며 고향행을 택했다.
이 전 총경은 이번 선거에서 무소속으로 출마해 6143표(득표율 49.14%)를 얻어 6358표(50.85%)를 획득한 권영택(새누리당) 후보에 아쉽게 패했다. 두 후보 간 표차는 215표에 불과했고, 득표율로는 1.71%포인트 차이였다. 워낙 표차가 적어 재검표까지 했지만 결과는 바뀌지 않았다.
지역 정가에서는 이번 선거 결과가 예상을 완전히 뒤엎었다는 분석이다. 영양군은 새누리당이 초강세를 보이는 여당의 텃밭인 데다 권 후보는 3선에 도전한 현직 군수였다. 선거 전 각종 여론조사에서도 이 전 총경은 권 당선자에게 크게 뒤졌다.
이 전 총경은 "선거기간 경찰 후배들을 포함해 부산의 많은 지인으로부터 큰 격려와 성원을 받았는데, 당선의 기쁨을 함께 누리지 못해 죄송하고 감사하다"고 말했다.
6·4지방선거는 많은 화제를 낳았다. 천신만고 끝에 당선의 기쁨을 누린 이들이 있는 반면, 아쉽게 고배를 마신 후보도 적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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