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캠핑카·지게·손편지공보물 등
- 기발한 아이디어 경쟁도 치열

'쉿, 조심조심'.

세월호 참사의 영향으로 6·4 지방선거는 '조용한 선거운동'이 새로운 풍속도로 자리 잡고 있다. 떠들썩한 활동을 자제하고 차분하게 시민에게 다가가려는 것이다. 동시에, 조용한 가운데서도 유권자에게 확실한 인상을 심기 위해 다양한 방식을 시도하면서 후보들 사이에서는 톡톡 튀는 아이디어 경쟁도 달아오른다.

동구청장 선거에 나선 정영석(무소속) 후보 측은 21일 "이번 선거에서는 유세를 위한 로고송을 만들지 않았다"며 "유세 차량과 홍보물에도 기호를 시각적으로 부각할 뿐 되도록 큰 소리 내지 않고 아기자기한 소품으로 시선을 끌고자 한다"고 말했다.

이날 오전 출근시간대 중구 대청동 중구청 앞. 구청장 시의원 구의원 후보들이 선거운동을 하고 있지만 떠들썩한 분위기와는 거리가 멀었다. 후보자들이 직접 행인에게 명함을 나눠주는 모습이 자주 눈에 띈다. 이인준 중구청장 후보(무소속) 진영은 후보의 부인이 "제가 안사람입니다"라며 인사만 계속 건넸다. 본격적인 선거기간이 되면 이전에는 각종 로고송과 확성기 소음으로 주민이 스트레스에 시달렸지만, 지금은 조용한 선거운동이 대세다.

톡톡 튀는 아이디어도 등장했다. 부산진구청장 김명미(정의당) 후보는 캠핑카를 선거유세 차량으로 활용하겠다고 밝혔다. 김 후보는 "캠핑카는 움직이는 선거사무실이며 주민들과 편안하게 차 한 잔 함께 마시고 민원을 듣는 장소로 활용하겠다"고 밝혔다. 사하구 나선거구 김병칠(새누리당) 구의원 후보는 구민의 일꾼이 되겠다는 의미로 지게를 축소해 등에 지고 거리에 나섰다. 김 후보는 "명함을 나눠주는 대신 지게에 홍보 문구를 넣었다"고 말했다.젊은 이미지를 강조하고 선거비용을 줄이려고 허리띠를 졸라매는 후보도 많다. 부산 동구 제2선거구 안효득(새정치민주연합) 시의원 후보는 남녀 대학생 자원봉사자와 함께 지역을 다니며 청소 등을 하며 얼굴을 알리고 있다. 안 후보는 "돈 선거에서 탈피해 차분하고 알뜰한 선거를 치르겠다"고 말했다.

남구 제1선거구 전현경(통합진보당) 시의원 후보는 선거공보물을 한 장 분량의 손편지로 만들었다. 전 후보 측은 "비용 절감은 물론 지역구민에게 진실성 있는 모습으로 다가가려는 아이디어"라고 말했다.

부산참여자치시민연대 양미숙 사무처장은 "사회 분위기로 봤을 때 혼탁·금권 선거가 될 우려가 낮다"며 "그런 만큼 주민에게 다가가는 바람직한 선거문화를 정착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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