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도지사 선거에 출마할 야권 후보들의 단일화가 사실상 무산됐다. 반면 울산시장 선거에서는 막판 성사 조짐을 보여 대조를 이루고 있다.
16일 통합진보당 강병기 후보는 도지사 후보로 정식 등록했다. 지난 15일에는 새누리당 홍준표, 새정치민주연합 김경수 후보가 등록을 마쳤다. 이에 따라 경남도지사 선거는 홍준표-김경수-강병기 후보간 3파전 구도가 확정됐다.
경남도지사 선거에서 야권 후보 단일화가 이뤄지지 않은 것은 새정연과 통진당의 입장 차이가 크기 때문으로 보인다. 새정연은 통진당과의 단일화가 오히려 역효과를 가져올 것으로 보고 있다. 새정연 김영춘·무소속 오거돈 후보가 단일화를 한 부산시장 선거와는 상황이 다르다는 것이다. 김 후보도 전날 등록 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시민사회단체의 단일화 논의를 지켜보겠다"면서도 새정연이 적극적으로 나서겠다는 뜻은 밝히지 않았다. 여기에는 단일화 논의를 위해 강 후보를 직접 방문하는 등의 행보가 유권자들로부터 반감을 불러올 수 있다는 우려가 깔려 있는 것으로 보인다.
강 후보 역시 이날 등록 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단일화를 한다고 해서 새누리당 후보를 이긴다는 보장이 없다. 오히려 여권표를 결집시켜 더 불리해질 수 있다"고 부정적인 입장을 밝혔다. 또 그동안 김 후보로부터 공식적으로 단일화 제의를 단 한 번도 받은 적이 없다고 덧붙였다.
이에 따라 야권 단일화를 요구하는 도내 시민사회단체 등은 표 분산으로 야권 후보 당선 가능성은 더욱 멀어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들 단체는 어느 야권 후보를 지지할 것인가 등을 두고 논의에 들어갔다.
울산시장 선거는 16일 통합진보당 이영순 후보가 돌연 후보사퇴를 선언함에 따라 야권후보 단일화에 청신호가 커졌다.
이 후보는 이날 "노동자와 서민의 승리를 위해 통진당 시장 후보직을 사퇴한다"고 선언했다. 또 이번 지방선거에서 울산의 새누리당 독점을 종식시켜야 하는데, 야권이 난립하는 실망스러운 모습을 시민에게 보여주기 싫어 사퇴한다고 이유를 밝혔다.
이에 새정연 이상범 후보는 통진당 후보의 뜻을 받들어 오는 28일까지 단일화 작업을 마무리하기 위해 '공동연합정부' 구성을 야권 후보들에게 제의했다. 정의당 조승수 후보는 단일화에 원칙적으로 찬성하지만 28일은 시기가 너무 늦기 때문에 22일로 앞당기자고 이 후보에게 역제의했다.
앞서 새정연과 진보당, 정의당 등 울산지역 야권은 노동당이 불참을 선언한 가운데 시장 후보 단일화에 합의했다. 그러나 새정연 중앙당에서 통진당과의 단일화를 인정하지 않음에 따라 불발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