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북구·울주군·시교육청 등
- 현역 수장 과잉 홍보 '경고'
내년 6·4 지방선거를 8개월가량 앞둔 가운데 울산지역에서 선거법 위반사례가 잇따르는 등 조기 과열조짐을 보이고 있다. 특히 선거법 위반 대부분이 지자체나 공공기관 수장의 재선을 의식한 지나친 홍보로 인한 것이어서 모범을 보여야 할 기관들이 도리어 불법행위를 선도하고 있다는 지적까지 나오고 있다.
9일 울산시선거관리위원회와 각 구·군선관위에 따르면 올들어 울산지역 6개 선관위에 적발된 공직선거법 위반사례는 모두 4건으로 집계됐다. 수치 상으로만 보면 많은 것은 아니지만 모두 기관들이 자행한 선거법 위반이란 점에서 큰 우려를 낳고 있다. 이는 현역 수장의 재선을 염두에 둔 것으로 보여 깨끗한 선거에 앞장서야 할 기관이 거꾸로 불법 타락이나 조기 과열 선거를 부추기는 촉매제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울산 북구청의 경우 구정소식지를 발행하면서 연이어 구청장의 구정 성과를 홍보해 문제가 됐다. 현행 공직선거법 제86조는 지자체의 실적이나 활동상황을 홍보지, 소식지, 신문, 방송 등을 통해 분기별로 1종 1회 이상 홍보할 수 없도록 규정하고 있다. 그럼에도 북구청은 지난 3분기 구정소식지를 발행하면서 2차례 이상 구정을 홍보하고, 구청장 사진을 필요 이상으로 크게 실어 경고를 받았다.
울산시교육청도 이 규정을 위반하고 성과를 잇달아 홍보해 선관위로부터 경고 조치됐다.
울주군은 지난 6월 말 서울에서 주최한 행사에 주민 20여 명을 관용버스에 태워 가고 행사 관련 업체로부터 참석자의 식비까지 지원받아 역시 경고 조치 대상에 포함됐다. 울주군선관위 측은 금액이 적고 대가성은 없다고 판단해 경고에 그쳤지만 유사한 사례가 적발되면 사안에 따라 엄중한 조치를 취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앞서 중구의 한 기초의원은 자신의 얼굴을 넣은 현수막을 5곳에 내걸어 선관위로부터 제재(경고 조치)를 받았다.
이에 대해 시민들은 어이없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박모(56·북구 호계동) 씨는 "공명선거를 계도하고 솔선수범해야 할 구청이 선거법을 위반한다는 것은 황당한 일"이라고 일침을 놓았다.
울산시선관위 관계자는 "울산은 내년 지방선거에서 교육감과 모든 기초자치단체장이 재선을 노리거나 다른 선거에 도전할 것으로 알려진 상황이기 때문에 이 같은 유형의 공직선거법 위반사례는 더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 북구·울주군·시교육청 등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