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병수 해운대구 득표율을 보면 '7·30보선' 與 공천구도가 보인다

- 일각 배덕광 전 구청장에 화살

- 공천 유력 예비후보 견제 의도

- "인지도 높아 배제 안돼" 의견도

- 안경률·석동현·김영준 등

- 벌써부터 6, 7명 출마 채비

새누리당 서병수 부산시장 당선인의 해운대구 득표율과 이 지역 7·30 국회의원 보궐선거를 연결짓는 시각이 있어 주목된다. 서 당선인의 득표율을 통해 일찌감치 불붙고 있는 새누리당의 공천 경쟁 구도의 일단을 가늠할 수 있다는 것이다.

■해운대 보선 영향 엇갈린 견해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최종 집계에 따르면 서 당선인이 해운대구에서 올린 득표율은 50.18%. 무소속 오거돈 후보의 득표율 49.81%보다는 높지만 서 후보의 평균 득표율 50.65%에는 못 미치는 수치다. 해운대가 서 당선인이 구청장과 국회의원(해운대·기장갑)을 지낸 '안방'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의외로 낮은 득표율이라는 것이 대체적인 지적이다. 이를 두고 서 당선인의 캠프 내부에서는 당선인이 선거 기간 내내 상대적으로 취약한 서부산에 집중적으로 공을 들이면서 오히려 해운대 구민들이 서운해했기 때문이라고 분석한다. 반대로 오 후보 측이 애초부터 해운대를 주요 공략 대상으로 삼은 것도 고전에 한몫했다는 것이다.

비록 일부이긴 새누리당 내부에서 서 당선인의 해운대 '고전'의 원인을 배덕광 전 해운대구청장에게 돌리려는 움직임이 감지된다. 이는 주로 7·30 해운대·기장갑 출마 예정자들 사이에서 나온다. 이번 보궐선거의 유력 후보인 배 전 구청장을 견제하려는 의도가 다분하다. 이들의 논리는 배 전 구청장이 불과 얼마 전까지 10년간 해운대를 이끌어온 것을 감안하면 지역 관리를 잘못한 게 아니냐는 것이다. 더구나 배 전 구청장은 서 당선인 캠프의 총괄선대본부장을 맡았다. 심지어 "배 전 구청장이 지난 4월 말 사퇴하면서 국회의원 출마 목적은 뺀 채 '서 당선인을 돕겠다'고 한 것이, 구민들의 마음을 돌아서게 했다"는 얘기까지 한다.

그러나 보궐선거와 관련, 이번 해운대구 득표율이 배 전 구청장 측에 불리할 게 없다는 해석도 있다. 다른 후보에 비해 월등히 높은 인지도를 갖고 있는 배 전 구청장 측은 당내 경선을 통한 공천을 희망하고 있다. 가장 경계하는 것은 중앙당이 낙점하는 전략공천 시나리오다. 지역의 한 정치전문가는 6일 "시장 선거에서 드러난 해운대구 구민들의 투표 성향을 보면 정당(새누리) 충성도가 약해진 것을 볼 수 있다"며 "이는 인지도에서 앞서는 배 전 구청장을 공천에서 배제하기 쉽지 않다는 얘기가 된다"고 말했다. 더 나아가 배 전 구청장이 공천을 받는데 더 유리한 환경이 조성됐다는 분석도 있다. 배 전 구청장이 공천에 일정 영향력을 가진 서 당선인의 승리를 위해 그야말로 몸을 던졌기 때문이다

7·30 해운대·기장갑 보궐선거에 새누리당에서만 배 전 구청장과 안경률 전 한나라당 사무총장, 석동현 변호사, 김영준 전 부산시 정무보좌관 등이 출마채비에 나섰다. 또 현기환·이종혁 전 국회의원 등의 출마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다.

■기장 강서 등은 오 후보에 뒤져

한편 서 당선인의 각 지역별 득표율을 보면 중구(55.56%) 서구(55.37%) 동구(54.99%) 영도구(52.56%) 등이 상대적으로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지역은 보수성이 강한 50대 이상의 중·장년층 비율이 높은 곳으로 득표율로 그대로 연결됐다는 분석이다. 하지만 반대로 북구(48.25%)와 강서구(48.70%) 기장군(49.15%) 사상구(49.23%) 연제구(49.88%) 등 4곳은 오 후보에게 뒤지는 저조한 득표율을 보여 눈길을 끌었다. 해당 지역 국회의원(당협위원장)들은 좌불안석이라는 얘기도 나온다. 새누리당 중앙당이 국회의원(당협협위원장) 중심의 선거 운동을 강조했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해당 지역 한 국회의원은 "후보(서 당선인)의 개인 인지도나 지역 사정을 감안하지 않고 일률적으로 성적을 매기는 데는 동의할 수 없다"고 반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