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거돈, 봉하 깜짝방문 속내는?

6·4지방선거 오거돈 부산시장 후보가 23일 오전 고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5주기를 맞아 경남 김해 봉하마을을 '깜짝 방문'했다. 자신을 '야권 단일후보'라 부르지 말라며 야색(野色) 지우기에 나선 오 후보가 이날 봉하마을을 방문한 것을 두고 다양한 해석이 나오고 있다.

오 후보는 이날 예정된 일정을 급히 취소하고 오전 10시께 봉하마을 노 전 대통령 묘역을 참배했다. 또 권양숙 여사와 40분가량 환담했다. 오 후보는 그러나 오후 2시에 열린 공식 추도식엔 참석하지 않았다. 오 후보 캠프는 평소 모든 일정을 공개하지만, 봉하마을 방문 사실은 사전에 언론에 알리지 않았다.

이 같은 오 후보의 행보가 이탈한 야권 표를 흡수하기 위한 포석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지난 16일 새정치민주연합 김영춘 후보와의 단일화 이후 정통 야당 지지자의 표가 오 후보 대신 통합진보당 고창권 후보 쪽으로 상당수 이동했기 때문이다. 실제로 고 후보는 최근 여론조사에서 5~7%대 지지율을 보이며 약진했다. 오 후보는 보수층까지 끌어안기 위해 '야당 프레임'에 갇히기를 원하지 않지만, 이탈한 야권 표를 그냥 방치할 수만은 없어 보인다.

그러나 야당을 적극적으로 포용하기도 어려운 형국이다. 새누리당이 오 후보와 김 후보의 단일화를 두고 '오 후보와 새정연의 권력 나눠 먹기 연대' '오 후보는 무소속으로 위장한 야당 후보' 등으로 공격하고 있기 때문이다.

서 후보 측은 이 같은 오 후보의 '속사정'을 간파한 듯 즉각 성명을 냈다. 이 성명은 노 전 대통령에 대한 애도의 글로 시작하지만, 사실상 오 후보를 비판하는 용도였다. 

새누리당 서병수 후보 측은 성명에서 "오 후보의 봉하마을 방문은 지방선거를 앞둔 '선거용'인 것 같아 참으로 안타깝다"며 "노 전 대통령 시절 해양수산부 장관을 지냈고, 당시 열린우리당 공천으로 부산시장에 출마한 분이 왜 떳떳하게 봉하마을을 찾을 수 없었는가. 이는 노 전 대통령과 새정연 당원들에 대한 예의가 아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오 후보는 "제가 모시던 분을 서거일을 맞아 참배하는 건 인간의 당연한 도리"라면서 "정치적으로 해석하지 말아 달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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