金-吳 부산개혁 의제 합의…단일화 철야 협상

- 오거돈 "절차상 미숙 사과"

- 김영춘 "새롭게 시작" 수용

- 부산시장 범야권 단일화 룰

- 金, 오픈 프라이머리 내세워

- 吳, 통큰 양보·여론조사 선호

새정치민주연합 김영춘 후보의 '협상 철회' 선언으로 결렬 위기까지 갔던 6·4부산시장 선거 범야권 단일화 협상(본지 지난 14일 자 1·3면 보도)이 14일 극적으로 재개됐다. 이에 따라 이번 부산시장 선거는 여당인 새누리당과 범야권 단일후보 간 맞대결로 펼쳐지게 됐다.

무소속 오거돈 후보는 이날 오후 6시30분께 김 후보의 선거사무소를 찾아 "시일이 촉박하다 보니 우리가 절차상 미숙한 부분이 있었다"며 "미안하게 생각한다. 큰일을 위해 대화의 문을 다시 열자"고 설득했다. 이에 대해 김 후보는 "마음으로 사과해주셔서 감사하다"며 "공동 개혁의제 설정 등에 기초한 단일화가 선진정치의 핵심이다. 새롭게 시작하자"고 화답했다. 이로써 두 후보는 전날 오 후보 측의 "일괄 타결" 요구로 빚어진 갈등을 하루 만에 풀었다. 두 후보는 회동 후 곧바로 인근 돼지국밥집에서 소주를 곁들여 식사하며 허심탄회하게 이야기했다.

두 후보가 화해하자마자 실무팀은 이날 밤 '부산 개혁을 위한 공동의제' 설정 논의에 착수했다. 양측은 큰 틀에 합의했으며, '지방공동정부' 또는 '시민대연합정부' 구성을 놓고 15일 새벽까지 격론을 벌였다. 실무팀은 의제가 확정됨과 동시에 단일화 룰 협상에 돌입한다. 김 후보 측은 시간을 정해 놓고 만 19세 이상 시민 누구나 투표하는 '미국식 오픈 프라이머리'를, 오 후보 측은 '통 큰 양보' 또는 여론조사를 내세울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15일부터 후보 등록이 시작돼 시간이 부족하다는 점에서 후보 간 담판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두 후보는 이날 오후까지도 서로 간 반박자료를 주고받으며 팽팽히 대립했다. 오 후보 측이 먼저 "지난 13일 밤 합의 번복은 일체의 논의 없이 이뤄진 김 후보 측의 단독 결정이었다. 의아할 뿐이다"고 공격했다. 그러자 김 후보 측은 "오히려 애초의 합의를 깬 건 오 후보 측이다. 더는 단일화 협의를 할 수 없음을 다시 한 번 밝힌다"고 되받았다.

그러나 시민단체(범시민후보 단일화를 위한 부산시민연대)가 긴급 기자회견을 열어 협상 재개를 촉구했고, 오 후보가 직접 김 후보 선거사무소를 방문해 유감의 뜻을 전하면서 상황은 180도 바뀌었다. 두 후보는 소주잔을 나누며 "부산 발전과 시민 행복을 위해 함께하자. 조촐한 이 자리가 대한민국 정치사의 전환점이 되길 바란다"고 입을 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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