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발전 위해 당 명령 거부를"
6·4지방선거 무소속 오거돈 부산시장 후보가 새정치민주연합 김영춘 후보에게 "시민의 힘으로 부산을 바꾸는 일보다 더 중요한 야성(野性)이 있느냐"며 공개 질의했다. 전날 자신의 단일화 회동 제안(본지 지난 8일 자 5면 보도)을 거부하며 "오 후보의 정체성은 새누리당과 크게 다르지 않다. 야권 후보도, 개혁 후보도 아니다"고 한 김 후보를 향해 재반격한 것이다.
오 후보는 8일 공개 서한을 통해 "우리나라엔 새정연 외에 다른 정당도 있고 무소속 정치인도 있다. 야권 후보의 정체성이란 게 도대체 무엇이냐. 새정연을 좋아하는 사람만이 야권 정체성을 가졌다고 생각하는 건가"라며 "김 후보가 단일화를 거부하며 내놓은 논리는 억지다. 새정연의 김영춘이 아니라, 부산정치인 김영춘으로 돌아오라"고 몰아붙였다.
정당을 향한 비판도 쏟아냈다. 오 후보는 "이번 선거는 여당과 야당의 선거가 아니다. 20년 독점 지배 세력과 변화를 원하는 시민의 싸움이 돼야 한다"며 "부산이 정당의 힘으로 발전해온 곳인가. 부산 발전을 위해서라면 당 대표나 대통령의 명령이라도 거부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주장했다.
오 후보가 이처럼 공개적으로 김 후보에게 질문을 던진 건 최근 김 후보 캠프 안팎에서 단일화 없이 '마이 웨이(my way)'하겠다는 움직임이 포착됐기 때문으로 보인다. 또 회동 제안에 무대응으로 일관하는 김 후보로부터 공식적인 답변을 받아내 단일화 논의에 불을 붙이려는 의도도 읽힌다.
오 후보는 이에 따라 "야당만 뭉치자는 건 또 다른 분열이다. 부산 발전을 원하는 세력을 하나로 뭉치는 단일화만이 부산을 새롭게 만들 수 있다"며 "우리 두 사람 다 부산시민이 내려준 엄중한 역사적 책무를 지고 있다. 역사의 죄인이 되지 말자"고 말했다. 이에 덧붙여 "진심으로 대화하고 싶다"며 "연락을 달라"고 호소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