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맥주 미팅 장소에는 박민식 의원, 서병수 전 의원, 권철현 전 주일대사 순으로 도착했다. 약속 시간(오후 9시)보다 20분 일찍 온 박 의원은 자그마한 가게의 손님 테이블을 일일이 돌며 명함을 돌렸다. 약 5분 후에 나타난 서 전 의원도 가게 안 손님들에게 인사를 한 후 자리에 앉았다. 두 사람은 원형 테이블의 가운데 자리를 비워놨고, 정확히 약속 시간에 모습을 드러낸 권 전 대사가 앉으면서 미팅이 시작됐다.

권 전 대사는 자리에 앉자 셔츠 차림의 두 후보를 보더니 "나도 벗어야겠다"며 재킷을 벗었다.

국제신문 배재한 정치부장이 자리를 함께 한 이날 미팅은 예상대로 가장 연장자인 권 전 대사가 분위기를 주도했다. 권 전 대사는 두 후보에게 때로는 경어를 쓰기도 하고, 때로는 말을 놓기도 했다. 서 전 의원과 박 의원의 측근은 후보에게 발언을 많이 하도록 즉석에서 귀띔을 하기도 했다.

이날 미팅은 최근들어 극도로 예민해진 신경전을 누그러뜨리고, 화합된 당내 경선의 의지를 보여주자는 취지로 마련됐다. 때로는 발언이 위험수위를 넘나드는 등 아슬아슬한 모습을 보이기도 했으나, 비교적 밝은 분위기 속에서 진행됐다.

장소를 남구 대연동 경성대 앞으로 잡은 것은 '중립성'을 고려한 것이다. 각 후보들의 캠프가 있는 서부산과 서면, 연제구가 아닌 제3의 위치를 잡은 것이다.

서 전 의원과 박 의원은 생맥주(300CC) 한 잔을 다 비웠으나, 권 전 대사는 거의 입에 대지 않았다. 미팅은 약 1시간 정도 이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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