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병수 친박 핵심… 살얼음 우위
- 서부산 공략·이미지 변신 시도
- 권철현 각종 여론조사 1위 고수
- 순차적 투개표·의원 중립 요구
- 박민식 TV토론·합동연설 기대
- 현장투표서 여론조사 열세 만회
부산시장 선거에 나선 새누리당 서병수 박민식 의원, 권철현 전 주일대사 등 3명의 후보가 본격 경선을 앞두고 각각 다른 고민을 하고 있다. 하나같이 겉으로는 그럴듯한 명분과 논리를 내세워 우위를 주장하고 있지만 속내를 들여다보면 말 못할 걱정거리를 안고 있는 것이다. 각 후보의 캠프 내부 인사들이 조심스럽게 털어놓은 나름의 고민을 정리해봤다.
서 의원은 초반부터 '유력 후보'라는 수식어를 달고 다녔다. 4선의 중진에 중앙당 사무총장을 역임한 친박(박근혜 대통령) 핵심이라는 이유 때문이다. 게다가 일찌감치 시장 선거 출마를 준비해오는 등 어느 면으로 보나 다른 후보들에 비해 유리한 환경이다. 게다가 최근에 전개되는 상황도 서 의원이 새누리당 후보에 한 발짝 더 다가서게 하고 있다. 자신에게 비교적 유리한 '2(대의원)-3(당원)-3(국민선거인단)-2(여론조사)'의 경선 룰이 유지됐고, 순차 투개표가 아닌 '원샷' 경선을 관철시켰다. 씨름으로 치면 샅바 싸움에서 이긴 셈이다. 또 서부산권에서 지지율 기반이 겹치는 박 의원, 권 전 대사와 달리 서 의원은 동부산의 유일한 맹주다.
하지만 서 의원 측의 고민도 여전하다. 정체된 지지율 때문이다. 취약한 서부산권 공략을 위해 사하구 하단오거리에 선거사무소를 내고, 민생체험을 통해 이미지 변신을 시도하고 있지만 뚜렷한 지지율 변화가 감지되지 않고 있다. 야권의 오거돈 전 장관 등에 맞서 당의 승리를 지켜낼 수 있는 후보감이냐는 안팎의 물음에도 명확한 답을 못하고 있다. 확실한 우위를 보여주지 못하면서 마지막까지 살얼음판 승부에 노심초사해야 할 처지다.
권 전 대사의 고민은 단순하지만 그 무게가 상당하다. 비록 각종 여론조사에서는 여야 후보군 가운데 1위를 고수하고 있다고는 해도 새누리당 내 후보경선이 2(대의원)-3(당원)-3(국민선거인단)-2(여론조사)의 비율로 돼 있는 상황에서 서병수 박민식 두 현역의원의 벽을 넘어서기가 현실적으로 쉽지 않은 것이다.
권 전 대사가 중앙당을 향해 경선 룰의 변경 등을 끊임없이 주장해 온 것도 그 같은 이유다. 한때 탈당 가능성을 시사하는 등 위험수위까지 갔으나 가까스로 경선 참여 쪽으로 돌아섰다. 이 같은 '반란'을 통해 어느 정도 성과를 거뒀다는 평가도 나온다. 최근에는 같은 서부산권의 박 의원이 경선 흥행 방안으로 제시한 순차적 투개표를 강력하게 주장하고 있다. 예상되는 야당의 후보 단일화 과정 등 이벤트를 감안하면 순차 투개표가 반드시 필요하다는 것이다. 합동연설 횟수도 늘리자고 주장한다. 권 전 대사는 또 경선 중립화 방안에 대해서도 줄기차게 요구하고 있다.
지금까지 4번의 공약발표회를 갖는 등 정책대결을 유도하기 위한 노력도 병행하고 있다. 하지만 시민 여론조사 1위를 경선 승리로 이어갈 수 있을지에 대한 걱정은 지울 수 없는 형국이다.
박 의원의 고민은 역시 가장 낮은 여론조사 지지율이다. 애초 유일한 40대 후보로 새로운 '돌풍'도 기대됐으나 여전히 큰 위력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 국회의원들과 시의원들의 대거 참석으로 출판기념회가 흥행에 성공하고, 어려운 가정환경 속에서도 사법·외무고시에 합격하는 등의 인생 스토리로 주목받으면서 반전의 기운이 감돌기도 했다. 문제는 나름 의미 있는 수준의 지지율 상승에도 불구, 역전까지는 이루지 못해 큰 관심을 끌지 못했다. 순차 투개표가 사실상 물건너갔고, 권 전 대사와 지지 기반이 겹치는 것도 박 의원에 불리한 요소다.
하지만 캠프 내부는 오히려 '여유'가 감지된다. 우선 현재의 여론조사는 인지도를 파악하는 자료로, 절대적으로 짧은 정치경력을 감안하면 어쩔 수 없다고 본다. 박 의원 측은 실제 경선에서는 여론조사 비중이 크지 않아 가령 10%를 뒤진다고 해도 실제 표 차이는 100표도 나지 않는다는 계산에 주목하고 있다. 대의원 및 책임당원 중심의 현장 선거에서 여론조사 열세를 뒤집을 수 있다는 계산이다. TV토론과 합동연설회에도 기대를 거는 눈치다. 본선에 진출해 후보의 진면목이 알려지면 경쟁력이 수직 상승할 것이란 논리를 적극 내세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