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시의원 공천 '수상한' 여론조사

새누리당 하태경(해운대·기장을) 의원 측이 당의 상향식 공천 방침을 무시한 채 자체 여론 조사라는 자의적 방식으로 시의원 공천을 추진해 공천 신청 당사자들이 강력히 반발하고 있다. 이번 잡음은 새누리당의 6·4 지방선거 공천과 관련한 첫 번째 '사고'여서 주목된다.

16일 부산 해운대·기장을 지역 정치권 등에 따르면 이 지역 당협위원장인 하 의원 측은 지난 14일 기장1지역과 해운대2지역 광역의원 공천과 관련해 자체 여론조사를 실시했다. 기장1지역은 박인대 시의원과 정동만 기장군의원이, 해운대2지역은 이철상 시의원과 최준식 해운대구의원이 각각 여론조사 대상에 포함됐으며 조사 결과 각각 정 군의원과 최 구의원이 현역 시의원을 앞섰다. 하 의원 측은 이 같은 사실을 당사자에 통보하고 사실상 공천 기준으로 삼겠다는 의사를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하 의원 측의 이번 여론조사를 두고 이해할 수 없다는 지적이 당 안팎에서 나오고 있다. 우선 새누리당 공천 신청 마감(15일)도 하기 전에 전격적으로 이뤄진데다, 당의 상향식 공천 방침을 완전히 무시했다는 것이다. 여론조사 기관도 일방적으로 선정했을 뿐 아니라, 조사 샘플도 최소한의 기준(500명)에 못 미치는 것으로 전해졌다.

기장1 지역 시의원 공천 신청을 한 김혜민 (주)동광파이프 대표는 "무슨 기준으로 박 시의원과 정 군의원 두 명만을 대상으로 여론조사를 했는지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다. 여론조사에 참여한 당사자들도 수긍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이 시의원은 "하 의원과 측근의 집요한 회유와 협박 때문에 여론조사 결과 승복 각서를 썼지만, 이렇게 불투명하게 할 줄은 몰랐다"며 "당에 정식으로 이의제기하겠다"고 말했다. 박 시의원도 이번 여론조사 결과로 공천하는 것은 있을 수 없다며 향후 대응 방안을 고심 중이다.

이에 대해 하 의원은 "시당 주관의 여론조사 경선을 하면 지는 쪽은 퇴로가 없어지는 것을 감안한 것으로 당의 역량을 극대화하기 위한 고육책이었다"며 "당사자 간 합의 하에 조사를 했으며, 결국 승복할 것이다"고 적극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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