安(안철수) 잡아도 걱정, 안 잡아도 걱정…부산시장 선거 오거돈의 딜레마

# 安신당 참여 땐

- 10일 본지 여론조사 지지율

- 1.6~4.3%P 상승 효과 불구

- 새누리 후보들 하락 폭 미미

- 순위 뒤집을 변수 작용 못해

- 일부 조사선 무소속 더 유리

# 무소속 남을 땐

- 새정치신당, 독자후보 내면

- 기존 지지층 상당수 이탈

- 야권연대 가능성도 낮아

- 당선 가능성 훨씬 더 희박

- 安, 14·17일 부산 방문 주목

본지가 10일 공개한 6·4 부산시장 선거 여론조사 결과와 관련해 오거돈 전 해양수산부 장관의 향후 행보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번 조사는 새누리당과의 양자 대결 그리고 새누리당 민주당 후보와의 3자 대결 결과로, 기존의 후보적합도 조사에 비해 오 전 장관의 지지율이 다소 빠진 것이 확인됐다. 이런 상황에서 새정치신당(안철수 신당) 후보로 참여하는 것이 나을지, 무소속 후보로 남는 것이 나을지 많은 해석의 여지를 남기고 있는 것.

새누리당과 민주당 그리고 무소속 오거돈 후보 간 3자 대결을 가정할 경우 오 후보는 새누리당 서병수(34.9%), 권철현(36.2%) 두 후보에 10%가량 뒤지는 것(각각 25.2%, 24.1%)으로 나타났다. 박민식 후보와는 접전 양상을 보이는 것으로 조사됐다.

오 후보를 새정치신당 소속 후보로 가정하면 오 후보 지지율은 1.6~4.3%포인트 상승했다. 무소속 출마 시 지지후보가 없다는 '태도유보층'이 일부 오 후보 지지로 돌아서는 것으로 확인됐다. 다만 이 경우 새누리당 후보들의 지지율 변화는 1%포인트 내외에 불과해 순위를 뒤집을 만한 큰 변수는 되지 않았다. 과거 여의도연구원 조사 등 일부 조사에서는 신당 소속일 때보다 오히려 무소속일 때 경쟁력이 높은 것으로 나오기도 했다. 이 때문에 '신당 프리미엄'이 생각보다 크지 않은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그러나 내막을 더 자세히 살펴보면 상황은 좀 다르다.

이날 조사에서 정당지지도는 새누리당 49.0%, 민주당 11.0%, 새정치신당은 19.1%로 조사됐다. 그리고 각종 조사에서 오 후보의 확고한 지지기반은 새정치신당 지지자들임을 확인할 수 있다. 예컨대 새누리당, 민주당 후보와의 3자 대결에서 오 후보의 지지층 구성을 보면, 새누리당 지지자의 11~18%, 민주당 지지자의 33~38%, 새정치신당 지지자의 53%가량이 된다.

새정치신당에서 후보를 내지 않는다면 모를까 만약 오 후보가 무소속으로 남고 새정치신당에서 독자 후보를 낸다면 새정치신당 지지자들의 표가 나뉠 수밖에 없어 오 후보가 상당한 지지기반을 잃게 될 가능성이 높다는 얘기다. 특히 이 경우엔 야권연대 가능성 자체가 매우 희박해지면서 승리 가능성은 더 멀어진다. 오 후보 측에서도 신당에서 후보를 따로 내는 상황이 온다면 그것은 (연대의) 판을 깨겠다는 뜻으로 보고 있다.

결국, 이번 조사로 오 후보가 말하는 '통 큰 연대'의 필요성이 확인되면서 야권연대에 대한 여론은 더욱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이런 가운데 안철수 의원이 오는 14일 부산고 동기 모임, 오는 17일 부산고 총동문회에 참석하기 위해 부산을 찾을 것으로 알려져 오 후보와의 만남이 성사될지 주목된다. 두 사람의 만남이 이뤄질 경우 부산시장 선거 판도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새정치신당 부산조직 핵심 관계자는 이날 "신당 후보로 오 전 장관만 있는 건 아니다. 신당에서 새 후보를 발굴하고 숙성하고 있다"고 말해 묘한 여운을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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