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판세 뒤집기' 나설 지 주목
- 野 반대·헌재 합헌 결정 부담

새누리당에서 '주식백지신탁제도' 개선 여론이 높아지고 있다. 6·4지방선거 승부처인 서울과 부산시장 선거의 '유력 카드'로 꼽히는 정몽준, 김세연 의원의 차출을 위한 '길트기'의 방안으로 당이 실제로 개정 작업에 나설 지 주목된다.

새누리당 관계자는 26일 "주식백지신탁 제도가 공직 후보자의 피선거권을 과도하게 침해하는 부분을 개선해야 한다는 지적이 많다"고 주장했다.

공직자윤리법에 규정돼 있는 공직자 주식백지신탁제도는 고위공직자 본인·배우자·직계존비속이 직무와 관련해 보유한 주식이 3000만 원 이상일 때 이를 매각하거나 백지신탁토록 하고 있다. 안전행정부 산하 주식백지신탁심사위원회가 직무 관련성이 있다고 판단한 주식은 60일 이내에 매각하거나 백지신탁토록 규정하고 있다. 공무수행 중에 특정 기업과 사적 이익이 충돌할 가능성을 방지하기 위한 것이다.

새누리당에서 이 제도의 개선론이 나오는 것은 서울과 부산시장 선거에 '정몽준·김세연 차출론'과 맞물려 있다. 야당 후보군에게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서는 두 의원이 출마해야 하고 이를 위해서는 주식백지신탁에 대한 부담을 덜어줘야 한다는 논리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을 확인한 결과 정 의원은 현대중공업 주식의 10.15%(지난해 9월 기준)를 보유한 최대 주주다. 김 의원도 동일고무벨트와 DRB동일의 주식을 각각 15.86%와 39.53%를 보유한 최대 주주다. 당선 후 직무관련성이 인정되면 최대 주주 지위를 잃을 수도 있는 것이다.두 의원은 주식백지신탁제도와 자신들의 지방선거 출마여부는 관계가 없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지만 당내에서는 이 제도가 두 의원의 행보에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 많다. 새누리당의 한 인사는 "사적 이익을 취할 수 있다는 가능성만으로 주식을 처분토록 하는 것은 기업가 출신들이 아예 선거에 나오지 못하게 하는 것으로 문제가 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이 같은 새누리당의 여론이 현실화할 가능성이 높지 않다는 게 대체적인 분석이다. 또 다른 논란을 낳을 수 있기때문이다. 당장 민주당의 반대가 눈에 보인다.

이 제도는 2005년 도입 당시에도 유능한 인재의 공직 진출 차단, 재산권 침해 소지 등의 우려가 있었지만 정부 정책과 입법을 좌지우지하는 국회의원과 고위공직자의 이해상충을 막는 게 더 중요하다고 판단돼 도입됐다. 헌법재판소도 2012년 이 제도에 대한 위헌법률제청에 대해 '합헌' 결정을 내린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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