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새누리, 경선 참여 메시지
- 민주·安 일각, 野 단일화 거론
- 吳 '독보적 위상' 유지 고민
'어게인(again) 김기재'냐, '어게인 박원순'이냐.
6월 부산시장 선거의 '독립변수'로 떠오른 오거돈 전 해양수산부장관을 놓고 여야의 수싸움이 치열하다. 이에 말리지 않고 자신의 독보적인 위상을 유지해 원하는 목표를 얻기 위한 오 전 장관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오 전 장관 카드는 새누리당과 민주당, 안철수 신당에서 모두 고려해 볼 수 있는 카드. 겉으로 보기엔 '꽃놀이패' 같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다.
오 전 장관이 야권 단일 후보로 나서 새누리당 후보와 1 대 1 대결을 벌이는 상황을 가장 두려워하는 새누리당 일각에선 '1998년 김기재'를 언급하며 오 전 장관 영입설을 흘리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당시 한나라당에선 문정수 시장에 대한 비토론이 확산되면서 경선 방침이 확정됐다. 김기재 전 의원은 여론 면에서 크게 앞서 있었으나 경선에 참여할 경우 승산이 없다고 판단해 탈당해 무소속 출마를 감행했고, 덕분에 뒤늦게 경선에 참여한 고 안상영 시장이 '어부지리'를 했다.
오 전 장관에게 새누리당 경선에 참여해도 승산이 있으니 김기재 전 의원처럼 오판하지 말고 경선에 참여하라는 메시지인 셈이다. 오 전 장관 측은 새누리당 후보가 건재하는 상황에서 이 같은 언급을 흘리는 것은 경선에 참여시켜 자신을 고사시키려는 의도라고 판단하고 있다.
민주당 및 안철수 신당 일각에선 '박원순 모델'을 거론하고 있다.
2011년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민주당 박영선 후보와 무소속 박원순 후보가 경선을 통해 박원순 후보가 야권 단일 후보로 나섰고, 박 후보가 당선 뒤 민주당에 입당한 케이스를 말하는 것이다. 그러나 오 전 장관측은 이 경우 민주당과의 공동 후보란 느낌을 주고 새누리당으로부터 '결국 민주당 후보'라는 역공을 당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선호하지 않는 것으로 전해졌다. 민주당 후보로 비쳐지면 당락을 결정짓는 중간층 5%의 표를 가져오는 데 실패할 것이란 판단 때문이다. 다만 압도적인 지지율 차이를 근거로 경선없이 추대되는 방식은 생각해볼 수 있다는 입장으로 알려졌다.
오 전 장관은 안철수 신당의 경우도 당 후보로 출마하는 방식보다는 안 신당 측에서 후보를 내지 않고 오 후보 지지선언을 해 주면 당선 후 안 신당에 참여하는 방식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민주당 일각에서는 오 전 장관을 '비행을 마치고 착륙 중인 비행기'로 비유하며 "민주당 후보가 확정돼 여야 구도가 명확해지면 동력이 끊어질 것"이라고 보는 시각도 있다.
오 전 장관의 한 측근은 22일 "여야가 생각하는 시나리오 모두가 정략적인 목적 외에 부산 발전을 위한 진정성은 찾아보기 어렵다"며 "부산 시민들의 의견을 듣고 입장을 정리할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