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이르면 14일 대표직 사퇴

- 민주당, 민생정국 주도 탄력

- 바른미래당은 존립기반 흔들

6·13지방선거와 동시에 치러진 12곳의 국회의원 재·보궐선거가 더불어민주당의 압승, 자유한국당과 바른미래당의 참패로 끝나면서 여야 정치권은 심각한 후폭풍에 휩싸일 전망이다.

민주당은 이번 지방선거 승리로 집권 여당으로서 정치적 힘을 얻게 됐다. 재·보궐 선거 결과 국회에서 10석을 추가하면서 128석을 차지하게 된다. 국회 과반인 150석을 확보하려면 민주평화당(14석)과 정의당(6석) 및 여권성향의 무소속 의원 일부와 연합하면 가능해지는 구도다. 여기에다 바른미래당 소속이지만 평화당 당직을 맡고 있는 박주현 이상돈 장정숙 의원도 여권으로서는 우군화가 가능한 세력으로 분류된다. 지금까지는 바른미래당, 평화당, 정의당 모두를 끌어안아야 했으므로 각종 의안 통과에 시간이 걸리거나 강한 추진력을 낼 수 없었던 것과 비교할 때 엄청난 차이가 난다. 범진보 진영과 범보수 진영으로 나누면 범진보 진영이 원내 과반을 차지하는 셈이다.

반대로 한국당과 바른미래당은 당의 존립마저 걱정하는 처지에 몰렸다. 이번 선거 결과 한국당은 홍준표 대표의 사퇴를 비롯한 인적 쇄신 등을 하지 않으면 안 되는 위기를 맞았다. 이런 가운데 한국당 홍 대표는 지방선거의 참패 책임을 지고 이르면 14일 대표직에서 사퇴할 것으로 전해졌다. 한국당은 당일 오후 2시 여의도 당사에서 최고위원회의를 열어 당 수습 방안을 논의한다. 앞서 홍 대표는 13일 오후 방송사 출구조사 결과 광역단체장 선거에서 대구시장과 경북지사 2곳에서만 승리하는 것으로 나타나자 페이스북에 ‘모든 책임은 내가 진다’고 밝혀 사퇴를 시사했다.

보수와 중도 세력이 연합해 이번 지방선거 직전에 창당됐던 바른미래당도 당 해체에 준하는 내홍에 휩싸일 전망이다. 안철수 전  대표가 출마한 서울시장 선거에서 참패했고 유승민 박주선 공동대표 역시 리더십을 보여주지 못했다. 이들은 지방선거 이후 진행될 당권 장악에 몰두한 나머지 선거 지원이 늦었고 인재 영입에도 차질을 빚었다. 한국당, 바른미래당 일부 세력이 보수 대통합이라는 이름으로 헤쳐모여식 합종연횡이 이뤄질지도 주목된다. 하지만 이마저도 현재로서는 보수 진영의 구심점이 마땅치 않아 당분간은 쉽지 않을 전망이다.

호남에서 참패한 평화당 역시 존폐의 기로에 섰다. 평화당은 바른미래당으로 떠난 의원들이 돌아올 경우 원내 교섭단체 구성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복당을 촉구하고 나섰지만 실현 가능성은 크지 않다.  

정옥재 기자 littleprince@kookj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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