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문답시간 안 지켜 끊기기 일쑤
- 정책 대결 뒷전 유권자 실망

부산시교육감 후보 전원이 참석한 첫 TV토론회를 보고 실망한 유권자가 적지 않다. 엉뚱한 답변을 하거나 정해진 시간을 준수하지 못해 답변과 질문이 중간에 끊기는 사례가 속출하면서 후보 검증이 어려웠다는 지적을 받았다. 그렇지 않아도 교육감 선거가 시장 선거와 비교해 주목을 받지 못하는 가운데 유권자가 TV토론에 실망하면서 더욱 외면받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왔다.

지난 4일 밤부터 5일 새벽까지 부산MBC 스튜디오에서 진행된 선관위 주최 부산시교육감 TV토론회에서 후보자들이 토론을 벌이고 있다.

지난 4일 밤 11시10분부터 부산MBC 스튜디오에서 시선거방송토론위원회 주관으로 ‘제7회 동시지방선거 부산시교육감 후보 토론회’가 생방송으로 진행됐다. 애초 토론회에는 김석준 후보와 김성진 후보만 자격을 갖추었으나 ‘후보자가 2인 이상 4인 이하일 때 초청 대상 후보자들이 동의하면 합동토론회를 열 수 있다’는 위원회 규칙에 따라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후보 전원이 참석했다.

약 90분 동안 진행된 토론회에서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질문과 답변이 오가면서 시청자는 눈살을 찌푸려야 했다. 특히 1분 이내 질문, 30초 답변 보장 조건으로 진행된 상호토론은 진행이 수시로 끊기면서 질문도 답변도 요지를 가늠하기 힘들었다. 시간 제한을 받는 토론임에도 질문이 길어 사회자가 수시로 “질문을 정리해달라”고 요청했다. 질문이 집중된 김석준 후보는 수차례 “그래서 질문이 무엇이냐”고 되묻기도 했다.

박효석 후보는 김석준 후보에게 “본인이 직접 사인해 놓고 기억을 못 하고 있다”며 준비한 자료를 들었으나 정작 깨알같이 적힌 자료에 대한 설명은 없이 “청렴도 1위 하느라 고생했다”고 맥락을 잃은 말을 해 의아함을 자아냈다. 김성진 후보는 “학생들의 인성교육으로도 이어지는 언어 사용 문제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통일교육을 이야기하는데 언어교육의 통일도 필요하지 않느냐”며 엉뚱한 답을 했다. 김 후보는 또 질문 대상을 먼저 지정하라는 사회자의 말을 듣지 않고 질문만 계속해 제재를 받기도 했다. 함진홍 후보는 “교복·체육복, 수학여행비 지원에 예산이 얼마나 들어가는지 아느냐”는 질문을 받자 “수치적 통계로만 공격한다”고 각을 세웠다. 김성진 후보가 이정희 대표 등이 보이는 통합진보당 부산시당 창당 당시 사진을 제시하며 김석준 후보의 통진당 부산시당위원장 경력을 지적하자 김석준 후보가 “왜 옆에 있는 심상정 의원은 가렸냐”고 말해 실랑이가 벌어지기도 했다.

한 지역 교육계 관계자는 “방송을 보면서 한숨이 나왔다”며 “교육감 출마 자격을 좀 더 까다롭게 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반문했다.

한편 이날 토론회에서는 상호토론과 함께 지역별 교육 불균형, 공교육 활성화 방안, 학교급식 개선 방안에 대한 후보들의 의견을 들었다.


※실망 안긴 부산교육감 후보 토론회

ⓐ‘60초 내 질문, 30초 내 답변’ 시간 안 지켜 진행 수시로 끊기기 일쑤ⓑ 시청자가 알아볼 수 없는 자료 준비 로 공감 못 얻어

ⓒ 질문 대상 지정않고 질문 쏟아내 사 회자로부터 제재 받기도

하송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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