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나·다기호 후보 공천반납 속출
- 조직력 뿌리 기초의원 지각변동
- 단체장·시의원 선거 영향 촉각

6·13지방선거의 부산지역 기초의원 선거 구도에 지각변동이 일어났다.

과거 의원 정수의 절반을 채우는 것마저 어려웠던 더불어민주당에 기초의원 후보가 몰렸지만, 과거에는 사람이 넘쳐났던 자유한국당에는 미달 상황이 속출했다. ‘풀뿌리 세력’의 급변이 이번 선거에서 어떤 연쇄 효과를 낼지 눈길이 쏠린다.

기초의원 공천 현황은 부산 한국당의 위축 상황을 그대로 드러냈다. 한국당 부산시당은 이번 지방선거 67개 선거구에 127명을 공천했다고 17일 밝혔다. 4년 전인 6회 지방선거(70개 선거구·155명 공천) 때보다 28명이나 줄어든 것이다. 기초의원 선거에 정당 공천이 도입된 4회 지방선거 이후 한국당 공천자 수가 대폭 감소한 것은 처음이다. 한국당은 5회 70개 선거구 158명, 4회 69개 선거구 157명을 각각 공천했다.

부산에서 한국당의 인기가 시들해진 것은 각 지역에서도 표출됐다. 특히 2, 3인 선거구에서 ‘나’ ‘다’ 기호를 받은 후보의 공천 반납 사태도 속출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한국당 공천을 거부하는 대신 무소속으로 선거에 나선 후보도 등장했다. 불과 4년 전만 해도 한국당 공천을 받기 위한 이전투구가 치열했던 것을 고려하면 부산의 분위기가 불과 수년 사이 급변했다.

한국당 조직력의 뿌리인 기초의원이 흔들리면서 광역의원과 기초단체장 등 상위 선거에도 영향을 미치는 게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한국당 시당 관계자는 “‘나’와 ‘다’ 후보가 함께 뛰어줘야 표심의 흡인력이 강해지는데 이번에는 ‘가’ 후보가 고립될 수 있다. 전체 선거에 영향을 미치지 않을까 걱정”이라고 말했다.이와 달리 민주당의 부산 당세 확장은 기초의원 공천에서도 명확히 나타났다. ‘나’ 후보의 대거 등장(국제신문 지난 16일 자 1면 보도)으로 민주당 기초의원 선거 공천자는 100명이 넘을 것으로 예상된다. 4년 전과 비교하면 30명 이상 증가한 수치이고, 역대 최소 공천을 했던 5회 지방선거 33명에 비해서는 70명이나 늘어난 것이다.

민주당 부산시당 관계자는 “당 지지도가 높게 유지하는 데다 바닥 조직력에서도 한국당에 결코 밀리지 않는다는 게 이번 기초의원 선거 공천으로 입증됐다. 기초의원 선거의 바람이 부산 선거 전반에서 우리 당 후보들의 승리를 이끌 것”이라고 주장했다.

박태우 기자 yain@kookje.co.kr

◇ 부산 주요 정당 역대 기초의원 후보 공천  구분 선거구 공천현황 4회 69개 한나라당 157명, 열린우리당 72명 5회 70개 한나라당 158명, 민주당 33명 6회 70개 새누리당 155명, 새정치민주연합 71명 7회 67개 자유한국당 127명,  더불어민주당 102명 (잠정) ※자료 :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각 정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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