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존평가 삭제 후 재심사해야”

더불어민주당 중앙당이 부산시당 공직선거후보자추천관리위원회(공관위)의 공천 심사에 대해 전면 재심사 방침을 결정했지만 재심사 방식을 놓고 논란이 일고 있다.

13일 민주당 시당에 따르면 중앙당은 직권조사 이후 ‘시당 공관위는 중앙당에서 선정한 조사기관에 의한 후보자 적합도(여론조사) 평가를 실시한 이후 중앙당이 제공하는 온라인 시스템을 이용해 전면 재심사를 실시하라’는 지침을 내렸다. 이에 따라 단수후보가 공천 심사를 신청한 북·동·서·강서·사하 등 5곳을 제외한 11곳(계속심사 및 재공모 지역 포함)은 전면 재심사가 이뤄지게 됐다.

문제는 재심사 방식이다. 시당 공관위는 기존의 평가 점수(70점)에 적합도 조사(30점)를 합산해 재심사하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하지만 당내에서는 중앙당의 지침은 기존의 평가 점수를 완전히 삭제하고 적합도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면접과 서류 평가 등을 진행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적합도 조사를 시행한 뒤 면접과 서류 평가가 진행되면서 평가 결과가 왜곡됐다는 것이다.

민주당 시당의 한 관계자는 “적합도 조사가 선행되고 후보자에 대한 지역의 인지도를 바탕으로 면접 등의 심사가 진행됐다면 일부 후보가 다른 후보에 비해 월등한 점수를 받은 납득하기 힘든 결과는 나올 수 없었다. 적합도 조사가 아예 누락이 되면서 평가 결과가 완전히 왜곡됐다”고 지적했다.

경선이 예상됐던 금정구에서 박인영 구의원이 단수추천 결정이 나고 , 남구에서 주창근 예비후보가 경선에서 컷오프되는 ‘이변’이 발생한 것은 적합도 조사 자체가 누락되면서 애초에 공관위원들이 후보를 판단하는 기준을 흔들었다는 것이다.이 때문에 기존 평가와 적합도 조사를 합산하는 방식으로 후보자에 대한 재심사를 진행할 경우, 기존 평가에서 고득점을 한 후보자가 새로 시행하는 적합도 조사 결과의 영향을 거의 받지 않기 때문에 ‘하나 마나 한’ 재심사가 된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시당의 A 지역위원장은 “시당 공관위는 적합도 조사를 거쳐 중앙당에서 제공하는 온라인 시스템을 이용한 전면 재심사를 시행하라는 지침을 철저히 준수해야 한다”면서 “기존 평가를 완전히 무시하고 적합도 조사 이후 이를 바탕으로 한 재심사를 진행하는 것이 중앙당의 지침에 부합하는 방향이며 시당 공관위의 신뢰를 회복하는 길”이라고 강조했다.

윤정길 기자 yjkes@kookj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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