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의회 재입성땐 의장직 노려
- 동·영도구도 내부정리 마무리

자유한국당의 부산지역 구청장 후보 ‘교통정리’가 속속 이뤄지고 있다. 현역 부산시의원이 같은 지역에 대거 출마하면서 구청장 공천을 놓고 균열이 생길 수 있다는 지적이 있었지만 이를 우려한 후보들이 통합의 측면에서 자발적으로 ‘자리’를 정리하고 나섰다.

우선 구청장 공천을 놓고 치열한 혼전이 예상됐던 수영구는 전봉민 시의원이 시의회 출마로 선회하면서 강성태 시의원에 유리한 구도가 됐다. 전 의원은 7일 “전날 강 의원과 만나 논의한 끝에 내가 시의원에 출마하기로 했다. 이대로 가면 보수 분열이 생길 수밖에 없고 그동안 지지해준 구민에게도 걱정을 안긴다는 판단에서 대승적으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두 의원이 평행선을 그리던 수영구청장 공천 구도가 급변하면서 전체 선거 판세도 출렁일 것으로 보인다. 보수 분열로 반사 이익을 기대했던 더불어민주당 입장에서는 한국당의 ‘단일 대오’가 부담스럽게 됐다.

서구의 권칠우 시의원도 부산시당에 시의원 공천 심사 서류를 접수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공한수 의원의 구청장 공천이 사실상 확정된 상황이다. 권 의원 역시 “현역 시의원 2명이 구청장 공천을 놓고 다툴 경우 보수 분열이 우려된다”며 시의원 출마로 선회한 배경을 밝혔다.

3선의 전 의원과 권 의원이 이번 선거에서 당선돼 제8대 시의회에 재입성할 경우 시의회 의장직을 놓고 경쟁할 것으로 보인다. 이번 선거에 재선 이상의 다선 의원이 구청장 선거에 출사표를 던졌으므로 두 의원이 전·후반기 시의회 의장을 번갈아 맡을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박삼석 동구청장에 맞서 깜짝 출마를 선언했던 김종한 시의원도 시의원 선거 출마로 마음을 굳혀 박 청장이 후보 공천을 받는 게 유력하다. 영도구도 황보승희 시의원이 내부적으로 공천을 받은 것으로 알려지는 등 곳곳에서 교통정리가 속도를 내고 있다.지역 정가에서는 구청장 후보 공천을 놓고 갈등이 내재된 연제구와 북구, 금정구도 이른 시간 안에 결론이 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이들 지역에서는 사실상 내부 정리가 마무리됐다는 이야기가 흘러나오고 있다. 다만 남구는 여전히 안갯속이다.

한국당 시당의 한 관계자는 “지난 총선 때 보수 분열로 민주당에 적지 않은 의석을 내줬던 교훈이 작동한 결과로 보인다. 후보들도 분열은 곧 선거 패배라는 사실을 잘 알고 있다”고 말했다.

윤정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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