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청장 후보가 난립한 자유한국당의 부산 남구갑 당원협의회가 ‘교통정리’를 위해 진행한 자체 경선이 논란만 남겼다. 남구갑에서 출사표를 던진 이희철·진남일 부산시의원과 송순임 전 부산시의원, 김병태 남구의회 의장 등 4명이 자체 경선에 합의해 남구갑의 구청장 후보를 선출하는 자체 경선을 했다. 이들은 여론조사기관 2곳을 선정해 책임당원 50%와 일반시민 50% 방식으로 자체 경선을 진행했으며, 송 전 의원은 여성임을 고려해 경선 득표의 20%를 가산했다.

5일 자체 경선 결과 A 씨가 승리했지만, 남구갑 당협은 이를 대외적으로 발표하지 못했다.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에 등록하지 않은 여론조사를 공표하면 공직선거법에 어긋나기 때문이다.

더욱이 여론조사 직전 진남일 의원은 경선에서 빠졌다. 이번 경선이 선거법 위반 소지가 있으므로 자체적으로 시당의 공직자후보추천관리위원회(공관위)에 공천 신청을 하기로 했다. 또 남구을에서 후보로 나선 박재본 시의원과 김선길 전 시의원도 남구갑의 자체 경선을 인정하지 않고 시당 공관위에 직접 공천 심사를 신청할 계획이다.

후보 간 교통정리 취지로 진행된 남구갑의 자체 경선은 남구 전체 후보 6명 중 2명을 컷오프 하고 논란의 불씨만 남겼다. 이번 경선 참가자들에게는 남구갑 당원 명부가 배포됐기 때문이다. 이번 경선에서 승리한 A 씨와 박재본·진남일 의원, 김선길 전 의원이 시당 공관위에 공천 심사 신청해 본경선에서 맞붙으면 남구갑 당원 명부를 먼저 배부받은 A 씨만 유리한 고지에 서게 된다는 것이다. 남구을 소속 박재본 의원은 “시험을 앞두고 일부 수험생에게 문제지 절반이 유출된 것이나 마찬가지다. 이 상태로 본경선(책임당원 50%+일반시민 50%)을 한다면 당원 명부를 먼저 받은 후보만 절대적으로 유리하다. 본경선 때 일반시민 100%로 여론조사를 하든지, 책임당원과 일반당원을 무작위로 섞어 여론조사를 해야 그나마 형평성 시비를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윤정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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