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복당한 원정희 구청장 3선 도전
- 김의원·백종헌의장 간 구도 복잡
- 민주당 4명 신인·관록 경선경쟁

부산 금정구 기초단체장 선거 구도는 자유한국당 김세연 국회의원의 금정구 당협위원장 복귀설이 제기됨에 따라 다소 복잡한 양상을 보일 조짐이다. 최근 백종헌 부산시의회 의장이 당협위원장을 그대로 맡는 것으로 중앙당에서 결론 냈지만, 번복될 가능성이 있는 까닭이다. 복당 시기가 상대적으로 늦었던 점을 고려 하더라도 한국당에서 현역 국회의원이 당협위원장을 맡지 않은 경우는 김 의원이 유일하다.
백 의장은 지난해 김세연 국회의원과 원정희(64) 금정구청장이 동반 탈당, 바른정당에 합류할 당시 한국당에 남아 금정구 당협위원장을 맡으며 정치적 홀로서기를 시도했다. 이후 백 의장은 차기 총선 출마로 가닥을 잡고 김 의원과의 일전을 예고하기도 했다. 하지만 김 의원이 당협위원장을 맡을 경우 상황이 급변할 수밖에 없다. 금정구의 지방선거 지휘권이 넘어가는 까닭이다. 김 의원이 당협위원장에 복귀하면 원 청장이 공천에서 유리한 위치에 올라설 수 있다.

더욱이 백 의장은 지난 5개월간 구청장 후보로 영입에 공을 쏟았던 송영조 금정농협 조합장이 불출마로 가닥을 잡으면서 난감해졌다.

3선에 도전하는 원 청장은 “지금은 공천을 이야기할 때가 아니다. 현장을 열심히 챙기고 있다”면서 김 의원과의 동반 탈당 및 한국당 복당에 따른 지역의 비판 여론에 대해서는 “내가 보수라는 가치를 지켜왔다는 점은 주민 모두 알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서·금사동 등 뉴타운 사업 지구에서 해제된 지역이 많은데 도시재생 사업을 진행하고 서동로와 금샘로 확장도 마무리해야 한다”며 “진주 남강댐 광역상수도사업이 진행되면 상수원보호구역으로 묶여 재산권 행사에 어려움을 겪었던 선동과 회동동 일대의 개발 사업도 챙겨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더불어민주당의 당내 경선은 ‘정치 신인’과 관록의 금정구의원 간 경선 구도로 흐르고 있다. CEO 출신의 전상우(57) 부산대 경영대학원 MBA 총동문회장과 3선의 정미영(50)·박인영(41), 재선의 박종성(50) 구의원이 출사표를 던졌다.

전상우 회장은 표심의 확장성에서 당내 후보들과의 차별성을 강조한다.

이번 선거를 겨냥한 영입 인사인 전 회장은 “기업을 운영하고 부산대 경영대학원 MBA 총동문회장과 부산대 동문 회 수석부회장을 맡으면서 사회 각층에 폭넓은 인적 네트워크가 있다. 민주당 후보로서의 고정 지지층과 중도·보수층의 표심을 흡수할 유일한 후보”라고 주장했다.

그는 “회사의 자본금을 15년 만에 75배로 확장할 만큼 그동안 경영에서 탁월한 능력을 보였다. 이를 구정에도 적용하고 싶다”면서 “청룡·노포·선두구동 등지에 오염이 없는 4차 산업 단지를 조성해 양질의 일자리를 지역민에게 공급하고 지역경제를 활성화하겠다”고 청사진을 제시했다.

정 의원은 19년에 걸친 지역사회 활동을 강점으로 내세운다. 그는 “19년간 주민센터 강사, 14년간 작은도서관 운영, 8년간 금정온천천 작은 콘서트를 총괄 기획하면서 지역 주민과 소통했다. 주민이 구정에서 무엇을 원하는지 가까이에서 들었다”고 말했다. 정 의원은 “공동주택의 관리비 합리성을 위해 구청에 공동주택 관리비 TF를 구성하겠다”면서 “집에서 걸어 10분 이내에 갈 수 있는 작은 도서관을 많이 만들어 보육과 교육 등에 관한 정보를 제공하는 것은 물론 주민 소통의 장으로 조성하겠다”고 밝혔다.

지난해 5·9대선 당시 문재인 부산 캠프의 대변인을 맡았던 박인영 의원은 “민주당의 정체성에 가장 부합하는 후보다. 구청장 후보 가운데 최연소 후보인 내가 승리한다면 시민이 부산의 정치 변화를 가장 크게 체감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 KTX 노포역 유치를 시작으로 노포동과 선두구동 일대에 컨벤션 산업을 유치하고, 배후 주거단지를 조성해 신성장 동력으로 만들겠다”며 ‘노포 신도시’구상을 내놨다. 또 금정산과 온천천 등 자연환경과 스포원을 활용해 생활 건강증진 정책을 최우선으로 하겠다고 밝혔다.

박종성 의원은 ‘공부하는’ 후보라는 점을 내세우고 있다. 그는 지역 현안을 연구하는 ‘금샘 포럼’ ‘금정구 정책연구회’를 운영하는 한편 분야별 박사급 전문가 15명이 참여하는 ‘금정구 2030 정책개발특위’ 출범도 계획 중이다. 시장 후보급 행보다. 박 의원은 “늘 현장에서 주민과 함께했다. 관변단체가 아닌 다양한 주민단체를 구정에 적극적으로 참여시키겠다”면서 “도시재생 민간전문가를 개방형 동장으로 발탁하고 시에서 파견하는 부구청장을 내부에서 승진시키도록 시와 협의하겠다. 또한 금정구만의 사회안전망 ‘십시일반 네트워크(가칭)’를 만들어 복지의 사각지대에 놓인 소외 계층을 살피겠다”고 말했다.

윤정길 기자 yjkes@kookj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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